하이닉스 공장 증설 효과… 이익률 5% 육박내부거래 비중 44% 육박… 해외 부문, 시장 신뢰도 회복 '시급'
  • 서울 종로구 소재 SK건설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 서울 종로구 소재 SK건설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SK건설이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 수혜를 입으며 외형 성장과 내실,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았다. 하지만 그룹 의존도가 심화되면서 성장 동력 부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경기 이천시에 3조5000억원 규모의 신규 반도체공장(M16) 건설을 계획 중이다. 이는 SK건설의 지난해 연간 매출 7조3161억원의 47.8%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이닉스는 최근 반도체 경기 호황이 지속되면서 이천시와 충북 청주시에 있는 공장 증설 투자를 늘리는 중이다. 그룹 내 건설 계열사인 SK건설이 시공을 도맡는 만큼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하면 SK건설의 성장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하이닉스가 지난해 반도체 시설에만 10조원 규모를 투자했고, SK건설은 하이닉스에서만 전년대비 183%(1조410억원) 증가한 1조6096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SK건설이 올 상반기 하이닉스에서 벌어들인 매출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139%(6837억원) 증가한 1조1737억원을 기록하면서 외형 확장을 이어나갔다. 이 기간 SK건설의 총 매출은 12.2%(3589억원) 성장한 3조3022억원을 달성했다.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도 대폭 개선됐다. SK건설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157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71.7%(656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77.7% 수준이다. 3%대에 머물던 영업이익률도 4.8%로 성장했다.

    이인영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SK건설은 2013년 대규모 영업적자 이후 보수적인 수주정책에 따라 매출이 감소했지만, 2016년부터 채산성이 양호한 계열물량이 확대되면서 연간 영업이익 2100억원 내외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처럼 영업성적을 좌우할 만큼 영향이 큰 그룹 일감 의존도가 경쟁사에 비해 높다는 점이다.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SK건설이 올 상반기 그룹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를 통해 올린 수익은 1조457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9037억원보다 61.3%(5540억원) 증가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 가운데 내부거래 매출이 1조원을 상회하는 곳은 삼성물산 1조9962억원과 SK건설이 유이하다.

    SK건설의 내부거래 비중은 13.4%p 늘어난 44.1%로 10개사 중 가장 높았다. △현대엔지니어링 28.4% △롯데건설 19.0% △삼성물산 13.0% △현대건설 12.7% △대림산업 11.6% △포스코건설 9.88% △대우건설 5.38% △GS건설 3.52% △HDC현대산업개발 0.89% 순이다.

    그룹 의존도가 높으면 단기간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외부 사업경쟁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추후 일감 기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신세계건설은 2016년까지 80% 이상의 내부거래 비중을 바탕으로 급성장했지만, 최근 대형 공사 현장인 스타필드 하남과 고양이 차례로 준공되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매출 1조644억원·영업이익 247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25.9%·52.4% 감소한 것이다. 신세계건설은 이후 주택사업과 물류센터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내부거래 비중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건설은 경쟁사와 달리 국내 중심의 주택사업보다 해외 플랜트에 강점을 가진 회사지만, 해외건설 상황도 녹록치 않다.

    SK건설은 올 들어 현재까지 해외수주 27억2921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9%(8억7134만달러) 증가하는 등 해외 사업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 7월 라오스 댐 붕괴로 해외 시장에서의 신뢰도가 추락한 상황이다.

    주택사업 규모도 경쟁사보다 작은 가운데 해외 시장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그나마 실적을 지탱하던 하이닉스 일감마저 고갈되면 성장이 멈출 가능성이 높다.

    SK건설 측은 "반도체 특성상 기술 유출 가능성이 있어 그룹 계열사가 도맡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그룹 일감도 넉넉하고 올해 해외서 수주를 많이 했기 때문에 매출에 대한 걱정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