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필리핀 법인 설립오는 11월 진출 앞둔 상황, 론칭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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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글로벌 영토확장을 위해 거침없는 행보를 펼치고 있다. 올해 들어 에뛰드하우스가 중동, 마몽드가 미국, 라네즈가 호주 시장에 진출하면서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가운데 중국 의존도 낮추는 대신 다른 국가로 진출을 늘려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피서픽은 올 상반기 필리핀 법인(AMOREPACIFIC PHILIPPINES, INC)을 설립했다. 오는 11월 본격적인 진출을 위해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은 지난해 진출한 중동과 함께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정기주주총회에서 언급해온 화장품 시장이기도 하다.
업계에선 아모레퍼시픽의 필리핀 시장 진출에 대해 베트남·말레이시아 등과 마찬가지로 기초 화장품 브랜드를 선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한국 화장품=천연 화장품'으로 인식, 소비자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경우 이니스프리나 라네즈 등이 론칭할 것으로 점쳐진다.
아모레퍼시픽이 필리핀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는 배경에는 1억100만명 인구와 아세안(ASEAN)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경제가 성장하면서 잠재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드라마나 음악의 영향으로 필리핀 소비자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필리핀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전년 대비 4.76% 증가한 22억4599달러를 기록했다. 매년 두 자리 성장이 계속되고 있지만 국내 화장품의 영향력은 아직 미미하다. 같은 기간 약 304만 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2% 미만이다.
그동안 업계는 필리핀 화장품 시장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필리핀에 진출하더라도 법인설립보다 온라인몰이나 현지 유통업체를 통해 진출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이 지난 2006년 법인을 설립했고 네이처리퍼블릭·토니모리 등이 프랜차이즈 형태로 주요 쇼핑몰에 입점해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11월에 필리핀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면서 "준비 단계라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앞서 서경배 회장은 올해 실적 개선은 물론 제2의 성장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필리핀 진출도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그는 올해 신년사는 물론 이달 열린 창립 73주년 기념사에서 30개국 해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번 필리핀 진출도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15개국에 진출해 있다. 2014년 8709억원이던 해외 매출은 지난해 1조8205억원으로 급증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9776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필리핀 등과 함께 오는 2020년엔 35% (30개국 진출), 2025년엔 50% (50개국 진출)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5년 글로벌 3위, 아시아 1위 화장품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매출비중이 40%에 달할 정도로 그동안 중국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면서 "아모레퍼시픽뿐만 아니라 많은 화장품 업체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면서 신흥시장 진출로 위기를 기회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