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발표 2분기 고용탄성치 '0.132'… "고용 없는 산업 중심 성장"수출 효자 '반도체-석유화학', GDP 성장 기여도 높지만 고용창출 상대적으로 적어
  • ▲ 2018년 8월 29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 현장. ⓒ뉴데일리
    ▲ 2018년 8월 29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 현장. ⓒ뉴데일리
    우리나라 경제의 고용창출력이 8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가운데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가 최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16일 한국은행 실질 국내총생산(GDP) 자료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취업자 증가율(전년동기 대비, 이하 동일)을 실질 GDP 증가율로 나눈 고용 탄성치는 올해 2분기에 0.132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 1분기(0.074) 이후 8년 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고용 탄성치는 산업성장이 고용을 얼마나 창출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산업성장에 비해 취업자 수가 많은 것으로, 낮을수록 산업성장에 비해 취업자 수가 적다는 의미이다.

    고용 탄성치는 지난해 4분기에 0.356에서 올해 1분기 0.252로 하락했다가 2분기에 더 낮아졌다.

    최근 연간 고용 탄성치 흐름을 보면 2014년 0.699, 2015년 0.395, 2016년 0.309, 2017년 0.400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평균은 0.192로 2010년 상반기 0.161을 기록한 후 8년 만에 최저치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올해 연간 고용 탄성치는 8년 만에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탄성치가 낮아졌다는 것은 성장이 일자리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으로 보여진다. 
  • ▲ 2018년 8월 29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 현장. ⓒ뉴데일리
    ▲ 2018년 8월 29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 현장. ⓒ뉴데일리
    고용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산업이 성장을 주도하는 것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반도체나 석유화학의 경우 GDP 성장 기여도는 높지만 고용 창출 효과는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반면 전통적으로 고용 기여도가 높은 건설업, 자동차 산업, 숙박 및 음식업 등의 산업은 성장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성장률(2.8%) 기여도를 보면 건설업은 -0.1%포인트, 운송장비제조업은 -0.2% 포인트, 음식점 및 숙박업은 0.0%포인트였다.

    2분기에 제조업 취업자는 9만1000명 줄었고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는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건설업은 경우 2분기 취업자가 1만6000명 늘었지만 지난해 연평균 11만9000 명 증가한 것에 비하면 줄어든 수치다.

    유연하지 않은 국내 노동시장 구조가 고용 창출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를 개혁해 유연성을 높여주면 고용 시장이 탄력적으로 반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가가 사회보장 제도로 뒷받침하면서 (고용에 따른)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전했다.

    수출 주도형 산업에서 벗어나 내수를 육성하는 등 산업간 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제조업은 거의 한계에 와 있으니 서비스 산업이나 내수 산업을 키워야 고용 탄성치가 높아진다"며 "서비스업 관련 규제 개혁을 추진하거나 산업 혁신 법안 등을 통과시켜서 관련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