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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미국 출장에서 관세 면제를 위해 고군분투했다. 미국 현지에서 행정부 및 의회 고위 인사들과 잇달아 만나며 '호혜적 조처'를 해달라고 직접 요청한 것.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6일 미국행 출장길에 오른 뒤 18∼19일 윌버 로스 상무장관, 조니 아이잭슨 조지아주 상원의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잇달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정 부회장은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한국산 자동차 관세 부과(최대 25%) 움직임에 대한 국내 업계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부회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만큼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 관련 호혜적 조처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정 부회장의 설명을 경청하고 현재 진행 중인 무역확장법 232조 관련 조사에 참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회장은 지난 14일 수석부회장직에 오른 후 대통령과 방북행을 뒤로 하고 미국 출장길에 올라 관심을 끈 바 있다.
이번 미국 출장에서 정 부회장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도 방문했다. 그는 현지에서 신형 싼타페 생산 등 공장 현안에 대한 업무 보고를 받고 생산라인을 집중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업계는 물론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