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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업계가 현대차그룹 신사옥 건립 사업인 글로벌비즈니센터(GBC) 착공 지연으로 속을 태우고 있다.
GBC 사업은 지난 7월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에서 보류 판정을 받아 올 하반기 착공, 2021년 완공 등 당초 사업 계획 실행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 지연에 따라 GBC에 들어갈 초고속 승강기 입찰 시작까지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엘리베이터 업계는 사업 초반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569m, 105층 규모의 초고층 건물이라는 상징성과 높은 사업성에서다. 해당 사업엔 국내업체인 현대엘리베이터와 오티스, 티센크루프, 미쓰비시, 히타치 등 유명 해외 업체들이 이미 관심을 표한 상태다.
업계 상위권 중 유일한 국내 업체인 현대엘리베이터는 GBC 사업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현대는 40% 대의 압도적인 국내 점유율에도 초고속 승강기 실적이 저조했다는 점에서 GBC를 최대 기회로 삼고 있다.
현대는 사내 설치된 ‘초고속 영업팀’ 등을 바탕으로 해당 사업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사업 지연으로 입찰공고 시기가 불투명해 속도감 있는 준비는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초고층 수주 이력이 많지 않은 현대 입장에선 GBC 사업이 최대 관심사일 것”이라며 “국내에 보유한 생산시설, 대규모 유지보수인력 등 해외업체와의 차별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장엔 사업 준비를 빨리 진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한국 시장에 재진출한 일본기업 히타치는 난감한 상황이다. 히타치는 지난해 12월 한국 시장에 재진출하며 GBC 입찰 참여를 공식화했다. 당시 업계는 히타치의 국내 재진출이 사실상 GBC 사업 수주를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의 예상대로 히타치는 지난 1년여 간 중소형 승강기 납품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GBC 사업 지연으로 준비할 것이 마땅치 않은 데다, 내로라할 실적도 없는 상황이다.
롯데타워 등 국내외 초고층 빌딩 이력을 강조하려던 미국계 기업 오티스, 독일계 기업 티센크루프, 일본 미쯔비시 등도 일단은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승강기 사업의 경우 건설 프로젝트가 확정되고 나서야 진행할 수 있는 후행 작업으로, 현재까진 모든 업체들이 사업 계획을 구체화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모든 업체가 큰 관심을 쏟는 대규모 사업이지만 사업 확정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