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형-소형 집값 상승률 최대 16%p 差"공급불균형으로 대형평형 희소성… 반전효과 누려"
  • ▲ 5대 광역시 대형-소형 아파트 집값 상승률 현황. ⓒ경제만랩
    ▲ 5대 광역시 대형-소형 아파트 집값 상승률 현황. ⓒ경제만랩

    '애물단지'로 여겨지던 대형아파트 가격이 꿈틀거리고 있다. 1~2인가구가 늘어나면서 다운사이징한 소형아파트 열풍이 불고 있지만, 대구와 광주에서는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대형아파트는 중소형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고 거래도 잘 이뤄지지 않아 적절한 시세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또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관리비 부담이 큰 것 역시 단점으로 꼽혔다.

    가장 대중적인 평형인 전용 84㎡의 기본 관리비는 10만~15만원 수준이지만, 대형 평형대인 전용 144㎡의 경우 20만~25만원 선으로, 전기세·난방비 등 개별 관리비까지 더하면 중형보다 고정지출비가 높은 편이다.

    31일 국토교통부의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을 살펴보면 '잠실 트리지움' 전용 149㎡의 월 평균 관리비는 38만원대로, 전용 84㎡보다 16만원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1~2인 가구 증가와 미니멀라이프 등의 영향으로 소형아파트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소형의 인기는 청약경쟁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3월 HDC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영등포 일대에 분양한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 전용 46㎡의 경쟁률은 915대 1로, 전체 평균 79.9대 1보다 11배 높았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 선보인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 40㎡의 경쟁률도 78대 1로, 전체 평균 7대 1보다 약 1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최근에는 60㎡ 미만 소형 아파트 매물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마저 들리고 있다.

    하지만 대구와 광주에서는 소형보다 대형 집값 상승률이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면서 이른바 '대형아파트 전성시대'가 도래했다는 평이다.

    경제만랩이 KB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을 분석한 결과 9월 대구 대형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1%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같은 기간 소형아파트는 마이너스(-) 1%를 기록, 소형과 대형아파트 집값 상승률 차이가 16%p로 나타났다.

    실제로 대구 수성구 수성동에 위치한 '수성 하이츠' 전용 30㎡는 지난해 1억3200만원에서 올해 1억3100만원으로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했다. 반면 대형 평형대인 전용 186㎡는 지난해 5억1000만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6억5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지면서 1년새 1억4000만원이나 상승했다.

    대구에 이어 소형과 대형 간 집값 상승률이 차이 나는 곳은 광주다. 광주 대형아파트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상승했지만, 소형은 5% 상승한 것에 그쳐 11%p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대형아파트의 가격상승률이 높아진 것은 공급불균형이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소형을 찾는 수요가 많다보니 건설사들도 대형보다는 인기 많은 중소형 위주로 분양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형 평형대인 아파트들이 상대적으로 희귀해지면서 반전효과를 누리게 된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다주택자들을 대상으로 양도소득세 중과와 보유세 강화 등 강력한 규제를 쏟아내면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대형아파트의 집값 상승세가 더 높아졌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대형은 수요가 한정됐다는 점에서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고 거래량도 적다는 인식이 많았지만, 최근 똘똘한 한 채 열풍과 공급부족 현상으로 대형아파트들의 인기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