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대책' 발표 당일 7만4044가구서 7만1656가구시장 불확실성에 매물 회수…학습효과로 '버티기' 돌입착공 감소 ·재건축 지지부진…실수요자 패닉바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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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한 공인중개소 매물게시판. ⓒ뉴데일리DB
서울 아파트 매물이 '10·15부동산대책' 발표후 나흘만에 2400가구 가까이 실종됐다.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자 집주인들이 너도나도 매물을 거둬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 아파트 매물이 급감한 가운데 서울내 착공·분양물량까지 줄면서 공급난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시장불안감까지 증폭되면서 되려 집값이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잇따른다.20일 부동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1656가구로 대책발표 당일인 지난 15일 7만4044가구대비 2388가구(3.3%) 줄었다.자치구별로 보면 광진구가 1064가구에서 987가구로 7.3% 줄며 매물감소폭이 가장 컸고 △동대문구(-6.9%) △종로구(-6.0%) △중구(-5.6%) 등이 뒤를 이었다.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2월 9만4000가구 가까이 증가하면서 정점을 찍었다가 공급난 영향으로 7만가구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이후 정부대책 여파로 나흘만에 2400여가구 빠지면서 7만가구 초반대로 내려앉았다.일각에선 대책발표로 집주인들의 관망세가 짙어져 매물이 6만가구대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광진구 C공인 관계자는 "정부 대책이 예고된 한달여전부터 매물을 회수하는 집주인들이 하나둘 늘고 있었던 상황"이라며 "대책발표후 일부 급매가 나오긴했지만 대부분은 추후 시장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동대문구 T공인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맞지만 추후 집값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과 학습효과가 여전히 크다"며 "집주인들도 급하게 매물을 내놓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버티기에 들어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규제가 도심 공급난을 심화시켜 시장불안과 집값상승을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잖다.실제 공급지표인 서울 착공·분양물량은 급격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8월 주택통계'를 보면 1~8월 서울 분양물량은 8943가구로 전년동기대비 42.8% 줄었다. 착공도 1만4556가구로 12.6% 감소했다.이런 가운데 기존매물까지 빠르게 감소하면서 서울내 수급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속적인 수급불균형은 실수요자 불안감을 가중시켜 '패닉바잉(공황매수)'과 집값과열을 야기하는 요인으로 꼽힌다.앞서 정부가 발표한 '9·7주택공급방안'도 좀처럼 시장에 안정시그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서울내 공급물량은 4000여가구에 불과한데다 민간이 아닌 공공임대·분양에 치우쳐 한계가 분명한 까닭이다.도심공급 핵심인 재건축·재개발도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담금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등 규제장벽에 막혀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
- ▲ 서울시내 전경. ⓒ뉴데일리DB
이에 정권초부터 '공급을 통한 시장안정'을 강조해온 정부가 엇박자 정책으로 되려 주택공급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커지는 분위기다.공급 활로를 뚫을 방안으로는 재초환 완화 및 폐지, 거래세 완화 등이 거론된다. 다만 재초환 경우 정부와 여당이 유지를 고수하고 있어 단기간내 규제완화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양도세 등 거래세는 정부내에서도 완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비교적 현실화 가능성이 높은 방안으로 꼽힌다. 이는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를 낮춰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풀리도록 유도해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식이다.구윤철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IMF(국제통화기금) 본부에서 가진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고가의 집을 들고 있어 세금 부담이 많이 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거래세를 낮춰줌으로써 쉽게 팔 수 있도록 해주면 지금처럼 집을 보유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지금부터 연구용역을 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취득세를 완화하면 실수요자 진입장벽이 낮아져 시장에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며 "보유세를 강화하고 동시에 거래세를 낮추면 시장내 매물순환 구조가 살아나 결과적으로 가격안정에도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