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시행되는 유류세 인하 앞두고 주유소 주문량 급감

유류세 인하를 앞두고 전국 주유소들의 주문량이 급감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주요소들이 6일부터 시행되는 유류세 인하를 앞두고 '탱크 재고 관리'에 돌입했다.

통상적으로 주유소들은 정유사로부터 한달에 1~3회 석유제품을 공급받는다. 그 중 월말 주문량이 가장 많은데, 지난 10월말 주문량은 평소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은 오는 6일 유류세가 내리는 점을 감안해, 주유소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다시 말해 재고 관리를 통해 6일까지 버틴 후, 그 뒤 주문해 석유 가격을 내리겠다는 전략이다.

통상적으로 주유소들은 월말 주문으로 탱크를 채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주유소·대리점 사장들이 주문을 줄이거나 아예 안하는 경우도 있었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석유제품의 유통 구조를 살펴보면 유류세 인하가 반영돼, 정유사 기름 출고 가격이 저렴해지는 시점은 6일 당일부터다.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 입장에선 6일 이전 유류세 인하가 반영되지 않은 기름이 남아있다면, 6일 이후라도 공급받은 비싼 가격으로 팔 수 밖에 없다"며 "그렇게 해야만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고가 평상시보다 부족한 만큼 유류세 인하 당일 큰 혼잡도 예상된다. 전국 주유소들이 일제히 '5일 주문·6일 배송'을 시도하면서, 석유제품과 이를 수송할 유조차 선점 경쟁이 격화될 기미가 보이고 있어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를 몇개씩 운영하면서 유조차를 확보할 능력이 되는 '큰 손'들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속된 말로 주유소 탱크가 작은 사장들은 돈을 많이 못 번다. 주유소라 해서 다 같은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방침에 정유사들도 단기적인 손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당장 6일부터 세금 인하분을 반영해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은 이미 인하되기 전 높은 수준의 유류세를 납부해 저유소에 저장해 놓은 기름이라도 유류세 인하분을 반영해 가격을 낮춰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번 유류세 인하로 정유 4사가 보는 피해액이 최대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