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권시장 불안정이 계속되면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기업들의 자진 공모 철회가 증가하고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반등의 기미가 있으나 IPO 시장에서는 ‘패닉장’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2일 전자부품 제조기업 드림텍이 수요예측 부진으로 코스피 상장을 철회했으며 노바렉스는 공모규모를 축소했다. 지난 달 18일에는 자동차용 플라스틱 부품 및 금형 전문기업 프라코가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드림텍은 공시를 통해 ‘최종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투자자들이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려운 현재 증권시장에 따라 철회신고를 한다’고 전했다.
연말까지 공모일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상장을 연기하는 기업이 더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드림텍 외에도 지난 9월에는 에이치디씨아이서비스가 철회 신고서를 내고 상장을 미뤘다. 대어급 IPO기업으로 분류되던 SK루브리컨츠, 카카오게임즈 등도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하반기 상장 예정이던 바디프랜드도 상장 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IPO기업들의 상장 철회가 늘어나는 것은 증시 부진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IPO기업들은 상장을 준비할 때 비슷한 업종 및 기업 주가, 시가 총액 등을 비교해 공모가밴드, 공모 규모 등을 결정한다. 증시가 부진한 시점에서는 비교 기업들의 가치가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상장 시 평가 가치가 절하되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는 9월말 2343.08에서 10월 31일 2029.69로 마감해 13.37% 하락했다. 2008년 10월의 -23.13% 이후 가장 큰 월간 하락폭이다.
코스닥도 같은 기간 20% 이상 하락해 600선 초반까지 떨어졌다. 한달 사이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은 260조원가량 증발했다.
10월 증시에 신규 상장한 7개사 가운데 1개사(옵티팜)를 제외하고는 모두 시초가 아래로 하락했다. 공모가와 비교해도 4개사의 주가가 하락한 상황이다.
연말까지 CGV베트남과 아시아나IDT 등이 연내 코스피 상장이 예정된 상황이다. 두 기업이 모두 연내 상장에 성공한다 해도 코스피 신규상장 기업수는 7곳으로 지난해 보다 1곳 적다. 공모 규모도 5년만에 1조원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IPO시장은 증시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돼있다”며 “지금 IPO를 진행하는 기업들은 진행도 철회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