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최전방 개방이 그리 급한가" 우려 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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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정전협정 이후 65년 만에 처음으로 한강 하구 공동 수로에 대한 남북 공동조사가 시작됐다. 민간 선박 자유 항행을 위한 첫 발로 골재 채취 등 후속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더불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서울 방어 최전선 개방에 대한 우려도 좀체 가시지 않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남북은 '9·19 군사 합의서'와 지난달 26일 판문점에서 열린 제10차 장성급 회담에 따라 공동조사를 실시키로 하고 5일 시작에 들어갔다. 조사는 올해말까지 계속된다.조사 구간은 ▲김포 반도 동북쪽 끝점~교동도 서남쪽 끝점(한국 측) ▲개성시 판문군 임한리~황해남도 연안군 해남리(북한 측) 총 70여㎞에 달하는 수역이다.앞서 참여 정부 때인 지난 2007년 10월 평양정상회담 직후에도 한강 하구 공동 이용을 추진했으나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무산됐다.이번 공동 조사에는 양측 각 10명씩 총 20명의 군 관계자‧수로 전문가 등이 투입되며 선박 6척과 관련 비용은 한국이 부담한다.이동재 국립해양조사원장은 해수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음향을 이용해 항행 가능 수심을 측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황준 해수부 수로측량과장은 "공동 수로 조사 후 국제 규격에 맞는 해도(바다 지도)를 제작하면 늦어도 1월 말까지는 해도 정보가 간행될 것으로 본다. 해도의 민간인 제공 시점은 국방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경기도와 인천, 김포시 등 수도권 지자체들은 한강 하구 공동 이용시 ▲서해 5도(연평도‧백령도‧우도‧대청도‧소청도)수산물의 한강 하구를 거친 서울 지역 수로 직배송 ▲한강 하구 모래 채취를 통한 인천 바닷모래 채취 갈등 해소를 전망하고 있다.옹진군청 관계자는 "현재 서해5도에서 잡아 올린 수산물은 인천항에 집하된 뒤 육로로 서울 등 전국에 배송된다"고 설명했다.또 한강 하구에 쌓인 모래·자갈을 채취해 건설용 골재로 공급하면, 인천 옹진 앞바다의 골재 채취로 인한 수산업계과 골재업계·환경단체 갈등 해소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그동안 인천시의 바다 골재 채취 허가를 둘러싸고 이 지역 골재업계와 환경 단체, 수산업계의 갈등이 되풀이됐다. 환경단체와 수산업계가 옹진군 일대의 지속된 골재 채취로 어류 서식처가 파괴돼 어획량이 감소했다며 채취 허가를 반대한 것이다.인천시는 대체 자원으로 한강 하구 골재를 염두에 두고 인천연구원에 이 일대 자원 개발 연구 용역을 맡긴 상태다. 학계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최정철 인하대학교 교수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북한광물자원개발포럼'에서 "한강 하구 내 습지보호구역과 강가를 제외한 곳의 골재 채취량이 3억 여㎥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그러나 한강 하구 공동 이용을 놓고 일각에선 안보 우려 목소리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비핵화 협상이 제자리걸음인데도 휴전선 감시 초소(GP) 철수와 한강 개방이 일사천리로 추진되는 데 대한 불안감이다.지난달 11일 열린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성찬 의원은 "한강 하구 개방은 남북간 신뢰 관계가 구축된 뒤 해도 되는데, 이게 가장 시급한 사안이냐"고 묻기도 했다.이에 대해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핵 문제가 해결되면 남북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경제적 기대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지난달 9일 모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한강 하구 해안선 철책을 그대로 두기 때문에 (안보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답한 바 있다.그러나 국방부와 김포시는 지난달 11일 "국방개혁 2.0에 따라 서해안과 한강 경계철책 170km를 2020년까지 제거한다"고 밝혀 안보 우려를 키웠다.(본보 10월 29일자).실제로 한강 하구에서는 1967년 유엔순찰선이 피격돼 미군 1명이 전사하고 1980년 무장공비 3명이 이곳으로 침투하다 사살되는 등 군사적 긴장이 지속돼왔다.이런 상황에서 육해공(해병대)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는 지난달 18일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군사 분야 합의서 이행은 북한의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조치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바탕으로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점진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한편 국방부 관계자는 "내년 4월부터 남북의 한강 하구 공동 이용이 가능해진다고 알려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언제부터 공동 이용이 가능해질 지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