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연령·연차 무관한 실적인사 추세주요기업 신규임원 평균연령 점차 낮아져… 수평적 조직으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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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풍(女風)’에 이어 ‘영풍(Young風)’이 불고 있다. 재계에 30대 신규임원이 속속 등장하면서 한층 젊어진 기업문화가 형성되고 있다.7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내년도 임원인사를 마친 SK와 LG 등은 30대 임원을 전격 발탁했다.류병훈 SK텔레콤 차장(38)은 부장을 거치지 않고 상무로 파격 승진했다. 그는 핵심조직인 미래전략을 수립하는 부서에서 근무한다.또 LG전자는 송시용 소재생산기술원 제조역량강화 담당(39)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송 상무는 소재생산기술원에서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실행 등을 맡을 예정이다.재계에서 이른 나이에 ‘기업의 별’인 임원으로 승진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총수 일가이거나 조직 내·외부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뚜렷한 실적을 달성한 경우 등이다. 류병훈 상무와 송시용 상무 등은 후자에 해당한다.SK와 LG는 올해뿐만 앞선 인사에서도 30대 임원을 발탁한 바 있다. 지난해 SK 인사에서 이종민 SK텔레콤 미디어 인프라랩장은 39세의 나이로 상무로 승진했다.카이스트 박사 출신인 이 상무는 지난 2010년 10월 SK텔레콤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후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등이 선도하던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달성해 승진인사에 이름을 올렸다.LG전자 역시 마찬가지다. 송시영 상무를 포함해 2010년대 들어 30대 임원이 세 차례 탄생했다. 2015년 승진한 우람찬 상무(1978년생)와 지난해 승진한 조영삼 VC 북미사업센터 상무(1977년생) 등이다.한 재계 관계자는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기업의 목적인 만큼 성과주의에 입각해 연령과 연차를 떠나 뚜렷한 실적을 내는 이들에게 승진이라는 보상이 따르고 있다”고 귀띔했다.‘영풍’은 30대 임원 배출뿐만 아니라 재계 전반을 강타하고 있다. 주요 기업의 임원 평균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어서다.삼성전자는 이번 임원인사에서 한층 젊은 조직으로 나아가기 위해 차기 리더로 꼽히는 부사장단의 연령을 예년 보다 낮췄다. 지난해 인사 당시 승진한 부사장의 평균연령은 54세다. 반면 올해 인사에서 승진한 부사장 13명의 평균연령은 53.6세다.올해 승진명단에 이름을 올린 노태문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사장(50)도 눈에 띈다. 1968년생인 그는 삼성전자 최연소 사장이라는 명예를 얻었다. 김기남 부회장이 지난 2010년 52세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가지고 있던 타이틀을 가져온 것.SK그룹도 젊어졌다. 지난해 인사에서 신규임원의 평균연령은 48.7세였다. 올해 신규선임된 112명의 평균연령은 48세로, 이 중 약 53%가 1970년대 출생자다.SK 관계자는 “리더십 혁신을 위해 세대교체를 진행했다”며 “유능한 인재의 조기발탁 및 전진배치를 통해 미래 리더 육성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임원 평균연령이 낮아지면서 기업 내 조직문화도 변하고 있다. 실력 있는 젊은 인재들이 경영일선에 나서며, 연공서열과 군대식 상명하복 문화로 점철되는 수직적 문화를 혁파하고 있다.다른 재계 관계자는 “조직이 젊어진다는 것은 수평적 소통문화가 조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분위기가 내부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앞으로도 최연소 임원 등의 연령은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