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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강릉선이 개통 1년을 눈앞에 두고 중대한 탈선 사고를 내며 안전불감증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최근 3주 동안 10차례 사고로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일(8일) 오전 7시 30분 승객 198명을 태우고 서울로 강릉역을 출발한 KTX 열차는 5분 만에 강릉시 운산동에서 탈선, 승객 14명이 다치는 사고를 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치르기 위한 핵심 교통수단으로 지난해 12월 22일 개통된지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큰 사고를 낸 KTX 강릉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불편과 불안도 커지고 있다.
코레일은 KTX 열차가 탈선한 강원 강릉시 운산동 사고 현장에 지난 8일 오후부터 인력 300여명과 중장비를 동원해 선로를 가로막고 있는 기관차와 객차를 치우기 위한 밤샘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늑장 대처뿐만 아니라 사고 직후 안이한 대응도 논란이 되고 있다.
승객들은 강릉역에 되돌아온 이후에도 코레일은 2만7500원가량 승차권 환급 안내만 할 뿐 대체 이동 수단은 전혀 마련하지 않아 코레일 측과 마찰을 빚었다.
특히 승무원들은 큰 사고가 아니라고만 전달하고, 승객 부상에 대한 조치와 후속열차 및 대체 교통수단 이용에 대한 안내는 소홀하다는 불만이 나왔다.
무엇보다 반복되는 사고에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달 KTX 오송역 단전 사고 등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던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보름 만에 또다시 머리를 숙였다.
이번 사고까지 코레일은 최근 3주 동안 10번의 열차 사고를 냈다.
오송역 사고에 이어 지난달 19일에는 서울역으로 진입하던 KTX 열차가 포크레인을 들이받았고, 강릉 사고의 경우 이낙연 총리가 안전대책 마련을 지시한지 불과 사흘만에 발생했다.
KTX 외에도 무궁화호, 새마을호, 분당선 등에서도 코레일은 사고와 고장일지를 작성했다.
최근 차량 분야 총괄책임자 등을 보직 해임하고 비상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이로 인해 코레일 내부의 안전불감증과 기강해이에 대한 비난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치인 출신인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정치적 사안에 치중해 기본을 챙기지 못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오영식 사장은 전대협 의장을 지낸 학생운동가 출신으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전대협의장 선배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코레일이 해고 노동자 복직, 남북 철도연결, 코레일-SR 통합 등 친정부 성향의 사업들에 역량을 쏟는 사이 국민들의 안전문제는 그만큼 소홀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KTX 강릉선이 탈선한 현장에는 소방, 경찰 관계자도 참여해 급수 등 복구 작업을 지원 중이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지난 8일 강릉시청에서 긴급브리핑을 하는 자리에서 "기온이 갑자기 급강하할 할 경우 선로 부분에서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복구하는 데 걸리는시간은 36시간 안팎으로 보고 오는 10일 새벽 2시까지는 열차 운행을 정상화시키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철로 공사가 영상 40℃에서 영하 40℃까지 견딜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KTX 탈선과 기온과의 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