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롯데로지스 '벤더사업' 종료… 매출 2조 증발롯데글로벌 누적적자 230억… 택배 등 주력사업 수익성 개선해야
  • ▲ 박찬복 롯데로지스틱스 대표이사
    ▲ 박찬복 롯데로지스틱스 대표이사

    박찬복 롯데로지스틱스 대표이사가 롯데 물류 통합법인의 첫 수장으로 내정됐다. 박 대표는 합병 초기 조직 안정화와 양사 통합 시너지 방안을 고민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지난 19일 롯데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박찬복 대표를 물류 통합법인 대표로 내정했다. 롯데는 현재 그룹 내 2자물류사 롯데로지스틱스와 3자물류사 롯데글로벌로지스를 합병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합병 완료 시점은 내년 3월 1일이며, 롯데글로벌로지스 문영표 대표이사는 롯데마트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2009년 롯데로지스틱스에 합류한 박찬복 대표는 10년간 유통물류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가로 평가된다. 다만 통합 법인이 택배, 국제특송 등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영위하던 3자 물류 사업을 강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박 대표 스스로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박찬복 대표가 이끌어온 롯데로지스틱스는 롯데계열 유통사 물류 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연 매출의 80%가 세븐일레븐 등에서 창출됐으며, 양사 통합 이후엔 상품판매 등 롯데 유통사 관련 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등 그간의 논란을 불식시키고 ‘진짜 물류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롯데로지스가 중단하는 상품판매 사업은 거래처에서 대량으로 물건을 떼어와 편의점 등에 납품하는 형식의 사업이다. 구매대행 개념의 사업으로 이해하면 쉽다. 상품판매 부문 매출은 지난해 롯데로지스 총 매출 3조3700억원 중 약 2조원을 차지하고 있어 외형 축소 등의 타격이 예상된다.

    합병 파트너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적자도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지난 2016년 말 롯데에 편입돼 현대로지스틱스에서 이름을 바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부터 올 3분기까지 230억원 대의 적자를 냈다. 택배, SCM 등 주력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해서다.

    현재 롯데로지스틱스와 글로벌로지스는 이와 같은 양사 통합 과제를 논의하는 테스크포스(TF)팀을 운영 중이다. TF팀은 양사가 보유한 물류 네트워크와 사업 부문을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한 중이며, 동남아시아 등에서의 해외 사업도 논의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TF팀의 활동을 중심으로 오는 2월 중순 정도까지 각 사업을 담당할 실무자 간의 조직 배치가 완료될 것으로 본다”면서 “기존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영위하던 3자 물류 역량을 강화함을 동시에, 롯데로지스가 갖고 있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업 확대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