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은 부정적, 광고업계는 환영 분위기"광고 효율성 제고, 침체된 지상파TV 광고 시장 활성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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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파 방송의 중간광고 허용을 두고 여론과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광고업계는 조심스럽게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광고 효율성 측면에서 중간광고에 거는 기대감이 큰데다 침체된 지상파 TV 광고 시장 활성화를 다시 기대하는 분위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의견 수렴과 국무회의 의결 등 심사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4월부터 지상파 중간광고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광고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 사안이지만 정작 광고업계는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침묵을 고수해왔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여론의 부정적 의견이 많다보니 소비자와 광고주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광고업계에서는 의견을 쉽사리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미 케이블 방송과 종합편성채널에서 중간광고를 집행하는 만큼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은 업계 모두가 기다려왔던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프로그램 앞과 뒤에 붙는 광고에 비해 중간광고의 효율성은 이미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며 "지상파 중간광고가 도입되면 광고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고 침체된 지상파 TV 광고 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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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광고의 광고 효율성은 이를 집행하고 있는 채널에서 확인되고 있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A(익명) 케이블 채널의 경우 패키지 기준 프로그램 중간에 삽입되는 중간광고 단가가 3억이라면 방송 전후로 가까이 붙는 PIB(Position in break)광고는 1억2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 수준이다.

    중간광고가 전, 후 광고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광고 단가 책정은 시청률에 기반한다. 

    지난해 기준 M모 방송 드라마의 경우 프로그램 시작 전에 붙는 광고의 평균 시청률은 2.5%, 후에 붙는 광고는 3.3%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중간광고와 비슷한 성격의 드라마 1부와 2부 사이의 광고인 PCM(Premium CM)는 5.3%를 기록했다.

    시청률이 제일 높은 프로그램이 끝난 직후의 톱 광고는 6.1%로 그보다는 낮지만 다른 광고에 비해 중간광고가 높은 시청률을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광고주협회 관계자는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과 관련한 연구 결과에서도 입증됐듯 시청자들은 이미 유료 방송의 중간광고 경험과, 지상파의 1,2부 중간 광고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에 대한 거부감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간광고가 도입되면 광고주의 매체전략에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처럼 중간광고 없는 광고총량제는 인기 프로그램 전후에 광고가 몰려 혼잡도가 증가하고 광고효과도 저하될 우려가 높다"며 "방송 플랫폼 간 비대칭 규제를 해소하고 광고운영에 탄력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모든 방송에서 중간광고 도입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 ▲ 방송통신광고비 세부현황, ⓒ코바코
    ▲ 방송통신광고비 세부현황, ⓒ코바코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상파 중간광고가 도입되면 광고 물량이 늘어날 수 있고 총 광고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광고업계는 전략적인 부분에서 시청자들이 거부감이나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더 효과적인 중간광고 운용 아이디어를 짜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케이블이나 종편, 온라인, 모바일 등의 광고는 늘어난 반면 지상파 TV광고 시장은 매년 침체되고 있다"며 "지상파 중간광고가 도입되면 침체됐던 지상파 TV 광고 시장이 다소 활기를 띌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총 광고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5.7% 성장한 12조162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광고비 가운데 방송광고는 4조514억원으로 2016년 대비 2% 감소했다. 케이블PP(1조9550억원·3.2%↑), 라디오(2530억원·5.5%↑), 케이블SO(1391억원·3.4%↑) 등은 증가한 반면, 지상파 TV는 1조5517억원으로 11.1% 감소했다.

    매체별 점유율은 케이블PP가 총 방송광고비의 48.3%로 가장 컸고 지상파TV가 38.3%로 뒤를 이었다. 올해에도 케이블PP는 9.0% 증가하는 반면 지상파TV는 4.2%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지상파 중간광고는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지난 1973년부터 금지됐다. 이후 2007년 방송위원회가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을 추진했다가 반대 여론에 부딪혀 무산됐다.

    현재 정치권과 시민단체, 신문협회와 여론은 시청권 침해와 미디어 균형 발전에 역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방통위는 입장을 고수하며 지상파 방송에서도 유료 방송과 동일한 수준의 중간광고 허용 방안을 담은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을 예고했다. 현재 지상파 방송에서는 프로그램 시작과 전에만 광고가 붙는 형식이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프로그램 길이에 따라 1~6회의 중간광고를 내보낼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