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건설사 공공영업 조직 축소 이어 토목직 신입사원 채용 포기SOC 예산 감소 속 수익성 악화로 외면… '구조조정' 1순위 불명예도
  • ▲ 2017~2021년 국가재정운용계획상 SOC 투자계획 및 2019년 정부안.ⓒ국토교통부
    ▲ 2017~2021년 국가재정운용계획상 SOC 투자계획 및 2019년 정부안.ⓒ국토교통부

    올 한해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이 크게 줄고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공공공사를 외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귀한 대접을 받았던 토목직 직원이 푸대접을 받는 것뿐 아니라 신입사원 채용시 토목직을 뽑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국내 건설사 공공공사 수주액은 전년 동기(31조 6835억원) 대비 17.7% 감소한 26조772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까지 합친다고 해도 지난해 수준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의 SOC 예산 감소와 연관이 깊다. 실제 2016년 23조7000억원, 2017년 22조1000억원 등으로 매해 줄고 있다. 지난해 편성된 SOC 예산은 이보다 3조원 줄어든 19조1000억원이었다. 결국 이는 건설사들의 공공공사 수주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은 최근 공공공사의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재건축·재개발, 도시정비 등 주택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집값이 폭등하던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주택사업이 수익성이 좋았기 때문이다. 

    실제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위 10위권에 드는 대형 건설사 중 5000억원 이상 공공공사를 수주한 기업은 대림산업(5951억원) 뿐이다. 이어 포스코건설(3567억원), 대우건설(3488억원), 한화건설(3370억원), 롯데건설(3051억원) 등이 그나마 선전했다.

    시공능력평가순위 1위인 삼성물산은 지난해 공공공사 수주가 없는 데다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 SK건설 등도 수주고가 500억원을 밑돌았다.

    반면 중견 건설사인 계룡건설은 지난해 공공시장에서 총 9629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이어 동부건설(6683억원), 금호산업(5566억원), 한신공영(4850억원), 삼환기업(3800억원), 쌍용건설(3701억원), 태영건설(3700억원) 등 중견 건설사들이 앞섰다.

    이는 대형사에 비해 원가율에서 경쟁력이 높은 중견사가 아파트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다보니 자연스레 공공공사 수주를 늘린 시장환경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반영하듯 일부 대형사는 공공영업 조직을 축소하거나 신입사업 채용시 토목직을 뽑지 않고 있다.

    실제 현대건설의 경우 주택시장 호황에 힘입어 건축사업본부를 건축사업본부와 주택사업본부로 나눈 반면 기존 6실 체제의 글로벌마케팅본부는 2실의 글로벌마케팅사업부로 축소해 해외마케팅실과 국내마케팅실만 남았다.

    GS건설도 공공부문의 토목 기술형입찰을 담당하는 인프라기술영업팀을 단지개발팀과 묶어 인프라국내개발2팀으로 통합했고 환경플랜트 기술형입찰을 수행하는 환경영업팀을 환경민자사업팀에 통폐합했다.

    지난해 두자릿수 채용을 진행한 한 건설사는 플랜트, 건축주택, 전기통신엔지니어 분야에서만 신입사원을 모집했고 토목 분야는 한 명도 뽑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 대상 1순위도 토목이다. 지난해 구조조정을 단행한 일부 건설사들 중 대다수가 플랜트와 토목 인력이 빠져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엔 대형 토목공사 일감이 많아 인력을 대거 뽑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며 "현장에서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인력을 채용해 활용하고 있는 분위기"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