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회장 VOC 철학 반영… "고객의 소리는 모든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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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하며 새출발한 효성이 글로벌 섬유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섬유 부문이 효성의 주력 사업인 만큼, 사업회사 분할 후 경쟁력 확보에 더욱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8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오는 2월 3~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아웃도어·스포츠 전시회 ISPO에 참가한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참가하는 것으로 효성은 이번 전시회에서 타 업체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포함한 4가지 컨셉을 선보일 예정이다.
ISPO 전시회는 전세계의 대표적인 아웃도어ㆍ스포츠 산업 관련 업체들이 참가하는 전시회로 섬유, 의류 및 패션과 각종 레저 용품 등이 전시된다. 유럽을 비롯해 북미, 아시아, 중남미 지역의 바이어들이 매년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전시회에서 효성이 타 업체와 컬렉션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효성과 협업하는 렌징은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둔 섬유회사로 친환경적인 공법으로 나무를 길러 펠트를 추출, 원사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효성과 렌징의 콜라보레이션은 함께일 때 더 좋다는 의미의 'better together'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다. 효성은 글로벌 1위 스판덱스 브랜드인 크레오라와 렌징의 레이온사 브랜드인 텐실이 만나 고객들에게 지속가능한 새로운 스포츠·레저 의류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성의 크레오라 에코소프트 원사는 낮은 온도에서 제작해 촉감을 더 좋게 만든 에너지 절감 스판덱스다. 여기에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생산된 렌징의 레이온 계열 원사가 더해지면 지속가능성(Sustainable)과 터치감을 모두 잡은 원사를 탄생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친환경 제품뿐만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고 자원을 아끼자는 사회적 가치관이 반영된 지속가능한 패션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각종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효성도 지속가능한 패션 시장 성장성에 주목하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각종 전시회에서 재활용 소재 제품을 선보이는 등 친환경 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현준 회장도 "친환경 제품 개발을 확대해 지속가능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조 회장이 강조하는 VOC(Voice of customer)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의 소리, VOC가 모든 일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고객을 중심에 두고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야 비즈니스의 가치를 고객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조 회장은 지난해 9월 세계 최대 규모 섬유 전시회인 '인터텍스타일 상하이 2018'에 참석해 글로벌 섬유시장 트렌드를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은 중국 의류시장 공략을 강화해 글로벌 1위 기업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외에도 효성은 지난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섬유·무역 부문을 떼어내 신설된 사업회사인 효성티앤씨를 앞세워 각종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넥스 2018'에 참가한 데 이어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파리모드시티·인터필리에르 2018'에도 참가했다.
효성티앤씨는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 점유율 30~35%를 차지하고 있는 1위 업체다. 지난해 초에는 약 1억3000만달러를 투자해 인도에 스판덱스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시장 점유율을 4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이나 섬유계의 최근 트렌드가 지속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효성과 렌징의 콜라보는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양사 모두 윈-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