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오는 14일 주요국 주식 원화 통합 시스템 도입신한, 해외주식 ‘0.01주’도 거래…최소수수료도 폐지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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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업계의 ‘제로 수수료’ 경쟁이 해외주식 직구 시장까지 확장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환전 수수료나 최소증거금 등 국내주식에 비해 추가적으로 붙는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거나 폐지에 나서며 투자자 유치에 나서는 중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오는 14일 미국·중국·홍콩·일본 주식을 원화로 즉시 거래할 수 있는 ‘글로벌 원 마켓(Global One Market)’ 서비스를 신규 오픈할 예정이다.

    회사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4대 해외 주식 매매 시스템을 원화로 통합한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별도의 환전절차 없이 국내주식을 매매하듯 해외주식을 원화로 즉시 매수하거나 매도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자사의 자체 FX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환전하기 때문에 코스피나 코스닥을 매매하듯이 당일 즉시 거래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며 “특히 해외주식을 매도하고 나서도 외화가 아닌 원화로 남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타 증권사에서도 원화로 해외주식을 거래하는 시스템이 속속 등장했으나 이들은 원화로 잡고 있던 증거금을 익일 환전해 해외주식을 결제하는 방식이었다. KB증권에 따르면 이를 진일보시켜 해외주식 투자의 문턱을 더욱 낮춘 것이다.

    별도의 환전수수료를 받지 않는 점도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수료로 돈을 벌겠다는 게 아닌 더 많은 고객들을 해외주식으로 유치하는 것이 목표기 떄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식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해외주식 시장은 증권사에게는 유망한 ‘새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개인과 기관의 외화주식 예탁결제 규모가 300억달러를 처음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200억달러를 넘은 기록을 경신하고 사상 최대 규모였다. 

    과거 해외주식 투자는 국내주식에 비해 높은 수수료와 복잡한 환전절차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장벽’이 높은 분야였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일제히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폐지하고 환전절차도 간소화하면서 해외주식 열풍에 불을 지피고 있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해 3월 통합증거금 서비스로 미국달러‧홍콩달러‧엔화‧유로‧위안화 등을 원화와 같이 통합해 해외주식 매수 증거금으로 활용하는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내놓은 바 있다.

    미래에셋대우도 지난해 10월 국내외 주식 증거금을 통합 관리하는 ‘통합증거금 기능’을 적용해 해외주식 투자자 잡기에 나섰다. 대상 국가도 기존 미국‧홍콩에서 일본, 중국, 독일 등 다양한 국가로 늘렸다.

    신한금융투자도 해외주식 투자시 자동환전 시스템으로 환전 절차를 없앴으며 ‘소수점 구매 서비스’를 도입, 미국 주요 종목 매수시 최소 매매단위를 1주가 아닌 0.1주, 0.01주 등 소수점 단위로 매수할 수 있도록 했다.

    투자금이 부족해 글로벌 대형주에 투자하지 못하는 투자자들도 부담없이 해외주식 직구에 나설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것이다.

    키움증권도 지난해 10월부터 미국주식을 국내주식처럼 환전절차 없이 거래할 수 있는 주문 서비스를 오픈하며 해외주식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편, 해외주식 매매의 또 다른 장벽이었던 ‘최소수수료’도 사라지고 있다. 최소수수료란 해외주식 거래시 투자액에 비례해 부과되는 수수료를 ‘최소한 어느 정도’까지는 내야 한다는 하한선이다. 이 때문에 해외주식을 소액 투자하려고 해도 일정액 이상의 수수료를 내야 했으나 최소수수료가 없다면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부담이 줄어든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이 미국, 일본, 중국, 홍콩 등 주요 국가에 대한 최소수수료를 폐지한 데 이어 삼성증권과 한화투자증권, KB증권도 이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