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경영진, 사장단회의서 ‘노타이’로 난상토론신 회장, 일주일 2~3회 구내식당서 임직원과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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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이 격식을 벗고 변화를 입었다. 딱딱한 군대식 문화에서 소통하는 분위기로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해 복장과 근무환경 변화에 앞장서는 것.25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23일 서울 잠실롯데월드타워에서 ‘2019 상반기 사장단회의’를 개최했다.
신 회장과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4개 사업부문(BU)장, 계열사 사장단 등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모두 ‘노타이’ 차림으로 회의에 나섰다.신 회장은 이날 오전 9시경 넥타이를 매지 않고 사무실에 출근했다. 그는 그간 오전 출근길과 공항에서 출장을 떠날 때에는 대부분 넥타이를 착용해 ‘격식’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하지만 이번 사장단회의에서는 격식을 벗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그룹의 방향성을 논의했다. 신 회장과 계열사 사장단 등 핵심 경영진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딱 1년 만이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경영공백이 있었던 만큼 이번 회의에서 기업의 영속성과 관련해 난상토론을 진행했다.신동빈 회장의 격식 파괴 행보는 점심시간에도 나타난다. 그는 지난 2017년 서울 소공동 롯데타워에서 잠실 월드타워로 집무실을 옮긴 후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현재도 특별한 외부일정을 제외하면 롯데월드타워 지하 2층에 있는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이 식당은 임원과 직원용 식사공간이 따로 구분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식판에 배식을 받아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등 ‘소통경영’에 나서는 모습이다.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10월 경영복귀 직후 일주일 내내 구내식당을 이용하기도 했다”며 “지금도 일주일에 2~3회 임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현장의 어려움 등을 파악한다”고 전했다.롯데는 과거 상명하복 등과 같은 군대식 기업문화가 만연한 조직이었다. ‘연공서열제’와 ‘도제식’으로 점철되는 문화가 기업 곳곳에 깃들어 있어서다.그러나 신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시점부터 수직적 문화에 변화가 있어, 현재는 수평적 소통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총수가 직접 기업문화 혁파에 앞장서 롯데를 ‘일하기 좋은 기업,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변화시킨 것이다.한편,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17년 1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출국했을 당시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물이 담긴 백팩을 메고 홀로 다녀왔다. 롯데그룹 총수로서가 아닌 대한스키협회 회장 자격으로 떠나는 일정이었기에 수행원 없이 혼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