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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이 겨울 한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주택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후폭풍으로 실수요자까지 시장 진입을 꺼리면서 실거래가가 1억원 이상 떨어진 곳도 속출하고 있다. 오는 4월 아파트 공시가격이 추가로 발표되면 '거래절벽' 현상이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다.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1월 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553건으로 전년 동월(1만198건)의 15% 수준으로 급감했다. 매매 가격 역시 1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주 표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발표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서울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역대 최고 수준인 17.7%나 인상되면서 보유세 부담이 커져 실수요자들마저 거래에 나서지 않고 있다.
최근 아파트 실거래가 역시 곤두박질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초 강남구 대치동 대치삼성 전용 97㎡ 가 17억5000만원(10층)에 팔렸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9월 같은 면적 3층이 20억3000만원에 실거래됐다. 3달새 무려 2억8000만원이나 떨어진 셈이다.
영등포구 양평동5가 한신아파트 전용 84㎡도 지난해 10월 8억원(17층)에 거래되다 지난 21일 7억1000만원(6층)에 실거래됐다.
서대문구 홍은동 벽산아파트 전용 114㎡는 지난 21일 5억원(15층)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10월 5억9900만원(2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원 정도 낮은 금액이다.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 역시 한산하다. 지난 28일 경매에 부쳐진 송파구 신천동 진주아파트 전용 81㎡는 감정가 13억3000만원에 진행된 1차 경매에서 유찰됐다. 지난해 10월 시세보다 4억원 이상 싼 금액에 입찰된 것이어서 놀라운 결과다.
지난 16일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는 23억원에 경매가 진행됐으나 응찰자가 없었다. 지난해 9월만 하더라도 이 아파트 같은 면적이 27억원에 실거래됐다.
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세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며 "집값이 추가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