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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업계 1위 한샘의 고객센터가 체계적이지 못한 운영 체제로 뭇매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비자들의 목소리와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샘 최양하 회장은 올해 목표로 '고객감동 경영체계', '미래 신성장 사업 개발', '10조 경영 시스템 구축' 등을 내세웠다. 최 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감동 경영체계를 만들기 위해 양품 수준이 아닌 명품 수준으로 만들어 '역시 한샘 제품은 다르다'는 평가를 듣겠다"며 "단골고객 50%에 도전하자"고 말한 바 있다.
한샘은 고객감동 경영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최근 고객만족(CS)센터를 CEO(최고 경영자) 직속 기구로 두기로 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월례조회 형식으로 실시하고 있는 '고객 불만 VOC'(Voice of Customer)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와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접점인 '홈페이지'는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샘 고객센터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고객의 소리'란에 '1:1 문의', '칭찬합니다', '고객 만족 사례', '개선해주세요'라는 네 곳이 나온다.
'칭찬합니다', '고객 만족 사례'에는 한샘의 물건을 구입했거나 서비스를 받은 고객들이 직접 특정 기사를 언급해 칭찬하거나 한샘의 서비스가 만족스러웠다는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홈페이지에 접속한 모든 사람들은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글을 볼 수 있다.
이와 반면 '개선해주세요' 코너에서는 아무런 게시물을 찾아볼 수 없다. 한샘 측은 "해당 게시판의 게시물은 작성자와 관리자에게만 보여집니다"라고 안내하고 있다. -
'칭찬합니다' 코너에는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사전 안내 없이 '개선해주세요' 메뉴로 이관되어 처리됨에 양해 바란다"는 안내가 붙었다. 다른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글은 사측이 마음대로 게시물을 비공개처리, 또는 삭제할 수 있다고 해석될 만한 대목이다.
소비자들의 모든 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할 기업 측에서 구축할 고객센터 체계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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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개선해주세요 코너는 불만 글을 게시하는 곳이다 보니 고객의 개인적인 정보가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비공개로 운영하고 있다"며 "한샘 외에 다른 곳들도 그렇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공개, 비공개를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가능한만큼 한샘의 개선사항 비공개 처리는 고객센터 운영에 있어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민감한 내용을 관리자에게만 노출할 수 있는 1:1 문의 코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개선 사항을 작성하는 코너를 만들어 비공개 처리하고, 소비자 게시물을 사측에서 적절한 기준 없이 비공개, 삭제 처리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샘의 서비스 만족도 등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어 우려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