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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공정거래위원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다면...
최근 1~2년새 '사상 초유'를 달고 사는 공정위가 다시금 긴장 모드다. 김상조 위원장과 날선 대치를 계속하고 있는 유선주 심판관리관이 최근 김 위원장 등 공정위 간부들을 무더기로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혐의는 '유한킴벌리 담합 봐주기'다.
예의 '하극상' '풍비박산' 등의 자극적 보도가 이어지면서 공정위 내부는 크게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8월 지철호 부위원장을 비롯 전·현직 공정위 간부 12명이 취업특혜 및 불법취업 혐의로 무더기 기소되며 곤혹을 치렀던 공정위 입장에서는 다시 한번 돌발 악재가 생긴 셈이다.
직무정지 상태인 유선주 심판관리관은 이에 불복해 헌재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이번에는 수위를 높여 현직 공정위 간부를 검찰에 고발했다.
유 심판관은 공정위 사건처리 절차와 관련 관행으로 유지되는 면담을 금지하는 개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직내 마찰로 업무를 박탈 당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물론 직원들에 대한 갑질논란 역시 허구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검찰 고발건을 두고 김 위원장과 유 심판관과의 갈등구조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고발의 핵심은 유한킴벌리에 대한 공정위의 봐주기 여부다. 공정위는 2005년부터 2014년까지 41건의 정부 입찰을 담합한 유한킴벌리와 대리점 23곳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가담자가 자신신고시 처벌을 면제하는 ‘리니언시 제도’를 이유로 유한킴벌리 본사에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다.
이를두고 유 심판관은 직무유기와 직권 남용이라는며 김상조 위원장을 비롯 현직 간부 등 10여명을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검찰은 고발인 조사에 이에 공정위 간부들에 대한 조사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내부에는 유 심판관의 개인적 주장에 불과하며 혐의가 인정될수 없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지난달 지철호 부위원장이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지만 불법취업 혐의로 기소까지 몰린 전례를 볼 때 현 사태를 예의주시 해야 한다는 긴장감이 역력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고발인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을뿐 피 고발인의 조사 여부를 결정 된 것이 없다”는 원론적 입장이지만, 김상조 위원장을 비롯한 간부들에 대한 검찰 조사가 개시될 경우 공정법 개정 등 현안업무에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래 사상초유의 악재들이 잇따르고 있다며 기관의 수장으로써 리더십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