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강부문 주력, 추가 투자여력 제한적현대제철도 미온적… 인도측, 일본 등에도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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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인도 정부의 일관제철소 건립 제안에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모디 총리의 방한에도 두 철강사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

    양사 CEO는 이번 모비 총리의 방한과 관련해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까닭에 일각에선 인도 제철소 건설은 사실상 인도의 제안으로만 끝날 가능성이 크단 관측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21일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별도의 미팅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또한 모디 총리의 이번 방한과 관련해 특별한 일정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 철강사가 이번 모디 총리의 방한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며, 인도 제철소 투자는 사실상 물거품된 것이 아니냔 관측이 제기된다. 아직까지 양사는 "검토 중에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 어떠한 액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앞서 인도 정부는 지난달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국영 철강기업인 SAIL, RINL 등과 합작 회사 설립을 제안했다. 이를 두고 현지에선 자동차강판 등 고급 철강재 확보로 수입 의존도를 낮춰 보겠다는 모디 총리의 의중이 반영됐단 분석이 제기됐다.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은 지난달 10일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인도 정부로부터 합작투자 제안서를 받은 것은 사실로 내부 검토를 해봐야 한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반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이날 "현재 철강과 관련해서는 추가로 해외에 투자하거나 인수·합병할 생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사실 인도 정부가 제안한 양사의 인도 제철소 합작 투자는 그 자체로만 난센스다. 포스코가 오랜 시간 진행해 온 오디샤 제철소 건립 건도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또 다른 투자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앞서 오디샤 주에 열연강판을 만드는 일관제철소 설립 계획을 세우고, 지난 2005년 6월 인도 오디샤 주 정부와 제철소 부지, 철광석 채굴권, 전용항만 제공 등의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환경 훼손 등을 내세운 현지 주민들의 반발로 부지 조성 사업은 표류됐고, 인도 정부로부터 철광석 채굴권도 따로 배분받지 못했다. 1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7년 3월에는 오디샤 주정부가 포스코 인도법인에 토지 세금 등으로 140여억원을 지급하라고 요청하자, 용지 반환을 타진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사실상 건립 계획을 철수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인도 정부의 제안을 크게 고려치 않는 배경에 오디샤 제철소 건립 표류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가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 등 다른 철강사에도 이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안다"며 "포스코 오디샤 제철소 건립 건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또 다른 투자 제안을 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는 비철강부문에 주력하고 있어, 해외 철강사 건립에 투자할만한 여력이 없을 것"이라며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양사가 인도에 투자할 가능성은 극히 적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