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기 쏙뺀 '신라면 건면'의 숨겨진 맛의 비밀은?

농심이 위축되는 라면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카드로 '3세대' 신라면 건면을 출시했다. 농심은 1986년 출시된 신라면부터 지난 7일 출시한 신라면건면까지 시대에 맞춰 변화한 신라면 시리즈를 내놨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맛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해 신라면 고유의 맛은 그대로 살리면서 튀기지 않은 건면(Non-Frying, 乾麵)을 사용한 '3세대'  신라면 건면을 이달 초 출시했다. 

농심은 "신라면건면은 최고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칼로리는 낮추고 품질은 높였다"며 "국내 최초 매운맛 라면으로 출시돼 시장을 평정한 신라면의 전통을 이어, 신라면건면 또한 라면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라면의 영역을 확장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농심 연구소는 신라면건면 개발에만 2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대표 라면인 신라면을 새롭게 구성하는 작업인 만큼 면과 스프, 별첨, 포장 등 라면개발 전 부문이 초기 기획단계부터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 프로젝트명도 ‘신라면 Light’ 로, 신라면 맛과 건면의 깔끔함을 동시에 잡는 데 집중했다.

농심 관계자는 "기름에 튀기지 않아 깔끔하고 가볍다"며 "2년간 핵심 연구진들이 심혈을 기울인 노력과 2000여 회의 관능평가 끝에 신라면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신라면 Light 프로젝트를 완성해냈다"고 말했다.

앞서 농심은 지난 2011년 신라면 '블랙'을 내놓으며 신라면 시리즈 2세대의 문을 열었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블랙에 대해 "면과 스프를 대폭 개선해 깊고 진한 맛을 살린 제품"이라며 "라면의 품질과 소비자 입맛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라면의 '고급화'를 선언하며 출시한 프리미엄 라면의 시초라는 설명이다.

이어 8년만에 3세대 신라면을 출시한 것이다. 신라면 오리지널과 신라면 블랙, 건면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먼저 신라면 오리지널은 중량 120g으로 500kcal다. 나트륨은 2000kcal 기준으로 1790mg(1일 영양성분 기준치에 대한 비율 90%)이다. 탄수화물 79g(24%), 지방은 16g(30%), 단백질은 10g(18%), 칼슘 142mg(20%)이다.

이에 비해 신라면 블랙은 중량과 칼로리가 조금씩 늘었다. 신라면블랙은 총 내용량 134g으로 575kcal다. 역시 같은 기준으로 나트륨 1780mg(89%), 탄수화물 91g(28%), 지방 18g(33%), 단백질12g(22%), 칼슘 157mg(22%)이다.

신라면 건면은 97g, 350kcal다. 칼로리가 오리지널 대비 70% 수준이다. 하지만 중량도 8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나트륨 1790mg(90%), 탄수화물 70g (22%), 지방 3.6g(7%), 단백질 10g(18%)다.

표기된 표준 조리법대로 조리시 100g(국물포함) 당 나트륨 함량으로 비교하면 신라면이 350mg, 신라면 블랙은 320mg, 건면의 경우 360mg이다. 나트륨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건면이다. 이어 신라면, 신라면 블랙으로 나타났다.

농심의 설명대로 신라면 건면의 지방은 16g(오리지널)에서 3.6g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지만, 나트륨은 오히려 증가했다. 나트륨은 염분의 40%를 차지하는 주성분이다. 

농심은 건면 특성 상 중량이 줄었고, 기존 신라면과 유사한 맛을 내기 위해 나트륨은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농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두 제품의 나트륨 함량은 1790mg(2000kcal기준)으로 같다"며 "100g당 나트륨 함량으로 비교하려면 국물을 완전히 같이 마셨을 때 그렇게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리는 건면 특성 상 중량이 줄어든 것 뿐이고, 면을 가볍게 하면서도 기존 신라면과 맛은 같아야 하기 때문에 나트륨 유지는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라면 시리즈 가격(정가기준)은 신라면 830원, 신라면블랙 1600원, 신라면건면 1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