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에 따라 금융 매각하고 유통은 통합 논의50조원 대규모 투자계획… 절반은 화학 BU에 투입
  • ▲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월드타워. ⓒ롯데
    ▲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월드타워. ⓒ롯데
    롯데그룹이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 사업구조 개편에 맞춰 현 4개 BU(Business Unit)를 3개 체제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식품 ▲화학 ▲호텔·서비스 ▲유통 등 4개 BU 체제 중 호텔·서비스와 유통부문을 합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계열사 매각과 유통 계열사 통합 등으로 두 BU 담당하는 계열사 부문이 줄자 이를 하나로 묶으려는 것이다.

    롯데지주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BU 통합에 관해서 아직 정해진 사안은 없다”며 “만약 사업부문 통합이 이뤄진다면 이사회에서 결정된 후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 관련 예비입찰을 지난달 30일, 롯데캐피탈은 지난 12일 진행했다. 2017년 10월 지주사 전환에 따른 후속 조치로 금융계열사를 파는 것이다. 일반 지주사는 전환이나 설립 2년 안에 금융 및 보험 관련 계열사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은 최근 매각 관련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현재 한화와 하나금융 등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등이 인수전에 나서, 오는 4월 본입찰을 앞두고 희망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금융 계열사는 호텔·서비스 BU에 속한다. 이들 계열사의 매각 작업이 완료되면 해당 BU의 사업규모는 줄어든다. 남는 계열사는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롯데렌탈 등이다.

    유통 BU는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끼리 통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호텔·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유통부문 역시 소속 계열사가 줄어든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는 다음달 초 합병될 예정이다. 존속법인은 글로벌로지스, 소멸법인은 로지스틱스다.

    글로벌로지스는 주로 해외 물류를, 로지스틱스는 국내 물류업을 담당했다. 이로 인해 사업영역이 겹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롯데는 두 계열사의 합병으로 국내외 물류거점 통합과 배송망 최적화, 규모의 경제 실현 등 질적성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호텔·서비스와 유통 BU가 관리해야할 계열사가 줄어 두 부문을 합치려는 것이다. 

    롯데 유통 계열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호텔·서비스 BU와 통합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그룹을 총괄하는 지주 입장에서도 4개 보다는 3개 BU 체제가 투자나 관리 측면에서도 보다 수월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호텔·서비스와 유통 BU를 합칠 것이란 전망은 롯데그룹의 무게중심 이동에도 기인한다. 성장동력으로 ‘화학’을 점찍고 해당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실시하면서 기존 유통에서 화학 중심으로 기업 이미지를 바꾸고 있다. 롯데가 선택과 집중에 나서는 이유 중 하나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국내외 전 사업에 50조원을 신규투자하는 것이 골자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20조원은 화학 분야에 투자된다. 호텔·서비스와 유통 부문에는 비교적 적은 금액인 12조5000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롯데지주 측은 "BU 통합에 대해 논의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