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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고용한파에 현대자동차그룹 협력사 채용박람회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다소 한산했던 지난해와는 정 반대 분위기다. 그동안 채용박람회가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에 제한됐으나 이번에는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현대위아 등 그룹 계열사까지 참가하며 규모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통해 중소 협력사가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기자는 20일 채용박람회를 취재하기 위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을 찾았다. 박람회가 시작되기 30분 전임에도 불구하고 구직자들이 전시장 앞에서 면접 준비에 한창이었다.
오전 10시 박람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지원자들이 저마다 부스를 찾아 채용 상담 및 이력서를 제출하느라 분주했다. 이날 행사에는 단체 고등학생 참가자들도 많이 보였다.
대전유성생명과학고등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은 “오늘 학교에서 단체로 채용박람회를 관람하러 왔다”며 “다양한 부스 등 볼거리가 많고, 평소 관심 있던 기업들의 채용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박람회장 안에는 협력업체 부스 외에도 ▲채용상담을 위한 ‘JOB 컨설팅관’ ▲취업특강관 ▲AI 통합역량검사관 ▲동반성장관 ▲이력서 컨설팅 등의 공간도 운영됐다. -
잡컨설팅관에서 상담을 마친 김명성씨는 “지하철 광고를 보고 박람회를 찾게 됐다”며 “이력서, 자소서의 부족한 부분에 대한 자세한 상담을 통해 수정보완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평소 자동차산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현대차그룹에서 진행하는 채용박람회에 참가해 도움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이번 채용박람회는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며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 대구, 창원, 울산 등 전국 5개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열린다. 부품협력사, 설비·원부자재 협력사 등 전국적으로 약 260개 협력사가 참가한다. 이날 서울 채용박람회에는 119개 업체가 참가했다.
박람회에 참가한 자동차 부품 전문업체 대승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채용 상담하는 구직자가 크게 늘었다”며 “오전에만 5명이 면접까지 진행했으며 이후 회사에서 2차 면접을 거쳐 채용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참가업체인 케이디 연구소 관계자는 “면접을 보러온 구직자들 중 우수한 스펙을 지닌 사람들이 많았다”며 “이번 박람회는 지난해보다 의미 있는 참가가 될 것 같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올해는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현대위아 등 그룹 계열사도 처음으로 참가했다. 그룹 계열사는 채용설명회와 상담만 진행함에도 불구하고 수십여명의 구직자들이 방문했다. -
오후에도 구직자들의 발길을 계속 이어졌다. 고령의 구직자들도 눈에 띄었다. 재취업상담을 위해 박람회를 찾은 인원도 적지 않았다.
자동차 부품 생산직에 20년간 일했던 최 모씨(51세)는 “20년간 몸 담았던 회사에서 나온 뒤에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박람회에 참가했다”며 “다행히 채용에 긍정적인 업체가 있어 면접도 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국적으로 2만여명의 청년 및 중장년 인재가 행사장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권기홍 동반성장위원장,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제조산업정책국장,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 오원석 현대·기아차 협력회장 등 각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은 행사장을 둘러보며 면접중인 구직자에게 관상을 봐주겠다고 말한 뒤 얼굴을 살피고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하는 등 긴장을 풀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