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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투어 로고.
하나투어가 올해 신성장동력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꼽은 가운데, 유럽 지역 새 법인을 설립하고 직접 현지 여행 상품 관리에 착수한다. 다만 이에 따라 현지 랜드사에서는 하나투어의 신규 법인에 중간 수수료를 내야하는 만큼 랜드사의 수익이 감소해 현지 서비스 질이 감소할 우려도 제기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지난 1월 3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근교 에쉬본 지역에 본사를 둔 신규법인 '하나투어 EU GmbH(HanaTour EU GmbH)'를 설립했다.
하나투어의 100% 자회사로, 대리점을 통한 B2B(기업간거래) 및 B2C(기업과소비자간거래) 판매를 영위한다. 하나투어는 앞서 2019년 사업 방향으로 현지투어 모바일 플랫폼 '모하지'를 론칭하고, 글로벌 본부를 확장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 계획을 내세운 바 있다.
하나투어 EU GmbH의 대표는 곽민수 유럽글로벌사업본부장(전무)이 겸직하고 있다. 곽 대표는 1964년생으로, 하나투어의 지분 0.02% 가량을 가지고 있던 특별관계인이었다. 곽 대표는 지난 1월 1일 보유하고 있던 지분 1741주를 모두 처분했다.
하나투어 EU GmbH 설립에 따라 하나투어는 글로벌 현지 랜드사(현지에서 행사를 담당하는 여행사)를 직접 관리하고 여행 상품을 발굴하는 한편, 수수료로 인한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됐다.
다만 업계 사이에서는 이번 하나투어 신규 법인 설립에 따라 현지 랜드사의 수익이 감소, 현지 서비스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번 신규 법인 설립으로 인해 현지 랜드사는 하나투어 EU GmbH에 중간 수수료를 부과하게 됐다. 일종의 '통행세'를 내게된 것이다.
한 현지 랜드사 관계자는 "하나투어가 직접 법인을 설립해 현지 랜드사를 관리하게 되면 중간 수수료를 취하게 되고, 랜드사 입장에서는 수수료로 인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하나투어 측은 현지 랜드사가 이중으로 수수료를 납부하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원래 랜드사를 총괄하는 업체가 있었고, 이 업체가 수수료를 받고 관리를 담당하고 있었으나 하나투어 본사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직접 법인을 설립하고 바로 랜드사를 관리하게 된 시스템이어서 이중으로 수수료를 납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나투어 EU GmbH를 설립한 것은 하나투어가 직수배를 통해 차별화된 행사 진행과 원가 구조에서의 경쟁력을 가져가기 위함"이라며 "이로써 하나투어 유럽상품의 전문성을 키우고 비상상황시 원활한 고객케어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기존 하나투어의 유럽 법인은 'HANATOUR EUROPE LTD' 한 곳만이 서유럽을 중심으로 여행알선서비스 사업을 운영 중이었지만, 유럽 지역의 여행 수요 확대로 인해 동유럽 등 기존에 관리하지 못했던 유럽 지역에 법인을 세우고 직접 관리하겠다는 설명이다.
한편 하나투어의 실적은 여행업 수익 감소와 맞물려 지난해 영업이익 251억2825만원으로 전년 대비 38.88%나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이번 신규 법인이 포함된 여행알선서비스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5091억1800만원으로 전년(4665억4500만원) 대비 400억(10%) 가량 오르긴 했지만, 하락세에 들어선 실적 반등에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하나투어 측은 박상환 회장의 숙원사업인 면세점 사업에 역시 사활을 걸고 있다. 하나투어는 다음달 입국장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두고 엔타스듀티프리와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입국장 면세점 역시 잡음이 이어지면서 하나투어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중소·중견사업자에게만 입찰 기회가 주어지는 만큼 하나투어는 SM면세점을 통해 면세사업 이익 개선을 위한 사업자 선정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SM면세점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150억원 내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2017년 276억원의 손실을 냈지만 지난해 2분기부터 성장세를 타 연매출 1000억원 돌파도 앞두고 있다.
하나투어가 이번에 입국장 면세점 사업자를 따내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SM면세점과 경쟁자인 엔타스듀티프리의 매각설이 불거지며 하나투어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엔타스가 이번 입찰에서 무리한 입찰가를 제시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부터다. 업계 사이에서는 엔타스듀티프리 기업가치를 올려 매각하려는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엔타스가 무리한 입찰가로 경쟁할 경우, SM면세점이 사업자에서 선정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SM면세점이 엔타스와의 경쟁에서 이기려고 같이 무리수를 둘 경우 사업자로 선정된다고 해도 향후 사업 진행이 가능할 것이냐는 의문이 남는다.
하나투어가 야심차게 내놓은 모하지 역시 업계 사이에서 반응이 좋지 않다. 기존 여행상품 오픈마켓 플랫폼을 뛰어넘는 차별화 포인트를 제시하지 못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투어가 올해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모바일 플랫폼, 글로벌 경쟁력 강화, 입국장면세점 사업 등이 본격 궤도에 오르기도 전 잡음에 휩싸이면서 하나투어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지를 두고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하나투어는 국내 여행업체 1위로서, 여행업계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여러가지 신사업 시도를 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사업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많이 나오는만큼 하나투어 측의 고민도 커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