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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잘 될겁니다."
대우조선해양 정기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사장직을 내려놓는 정성립 대표이사가 주총장을 떠나며 한 말이다. 노조의 매각 반대와 향후 전망 등 여러 질문들이 쏟아졌지만,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그는 "노코멘트 입니다"란 한마디만 남겼다.
대우조선해양은 29일 오전 10시 서울 을지로 사옥에서 제1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서 대우조선은 이성근 옥포조선소장(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 부사장은 오늘 오후 열리는 이사회를 통해 대우조선 신임 대표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사내이사에는 이성근 옥포조선소장, 최용석 지원본부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날 선임된 사외이사는 정영기 홍익대 교수, 윤태석 연세대 교수, 조대승 부산대 교수 등 3인이다.
대우조선은 재무제표, 정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안건들은 주주들의 별다른 반대없이 순조롭게 통과됐다.
이사회 의장으로 참석한 정성립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들어 전 세계 LNG 물동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친환경 선박 발주가 점차 늘어나며 조선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조선업 부활에 대한 낙관론에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제 둔화, 선박 건조원가 상승 등 위협 요인도 많아 낙관론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녹록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2019년 대우조선해양은 '작지만 단단한 회사'로 거듭나고자 한다"며 네 가지 경영방침을 소개했다.
우선 관행타파를 통한 관리 혁신을 추진한다. 정 사장은 "날로 치열해지는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고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내부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 실패율을 최소화하면서 비죵을 절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생산 혁신에도 나선다. 정성립 사장은 "회사의 살길은 생산성 향상밖에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방안을 만들 것"이라며 "획기적인 공법과 기술개발을 통해 원가절감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은 올 한해 시장 선도를 위한 기술 혁신과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혁신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정성립 사장은 "올해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완전한 정상화를 위해 새로운 각오로 열심히 뛰겠다"며 "임직원 모두 우리 앞에 놓은 수많은 과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해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며 끝맺었다.
한편, 이날 아침 일찍부터 회사 매각을 반대하는 노조가 을지로 사옥 문 앞을 지키며, 주총장에서 충돌이 예상됐다. 하지만 정작 노조는 주총 진행과정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고, 이런 까닭에 20여분만에 신속하게 마무리됐다.
노조가 나선 것은 정성립 사장이 자리를 떠난 뒤다. 이들은 마이크를 잡으며 주주들에게 매각 반대 입장을 지지해달라 호소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회사가 주주들에게 한마디 논의도 없이 일방적인 매각을 진행했다"며 "주가가 떨어지는 등 시장에서 조차 냉정한 분위기다. 우리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