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재무구조개선 MOU 만료 1개월 연장한창수 사장, 자산매각·비수익 노선정리·조직개편 발표단거리 노선 정리 및 항공기 처분 가능성 높아
  • ▲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뉴데일리 DB
    ▲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뉴데일리 DB

    아시아나항공과 산업은행이 맺은 재무개선 MOU 만기가 한 달 연장된 가운데 채권단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발표한 계획안보다 더 강력한 자구계획안을 요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자산 매각·비수익 노선 정리·조직개편에 더해 박삼구 회장의 지분정리까지 압박하고 있어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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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과 산업은행은 다음 달 6일 만료되는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업무협약갱신을 두고 자구계획을 조율 중이다.

    당초 아시아나항공과 산은이 맺은 MOU는 지난해 4월 6일 맺어져 오는 6일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산은은 기한 만료 전 금호 측이 제출 예정인 자구계획에 대한 검토 및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 등을 위해 1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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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간을 연장하는 대신 확실한 자구계획안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의 더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앞서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지난 1일 담화문을 발표하고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산 매각, 비수익 노선 정리, 조직 개편 등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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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땅한 매각 자산 없어남은 건 박삼구 회장 지분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매각할 수 있는 자산으로는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금호리조트, 아시아나개발, 금호연건(중국)유한공사, 아시아나에어포트, 웨이하이포인트호텔&골프리조트 등이 꼽힌다.

    이 중 현재 가장 유력한 것은 에어부산과 금호리조트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44.17%를 보유하고 있으며 김해공항을 중심으로 지난해 매출이 16% 이상 성장하는 등 탄탄한 기업이다. 금호리조트는 자산총액이 5527억원이며 항공업과의 연관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유력 매각 대상에 꼽히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자산 매각만으로는 산은 등 채권단이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번 자구계획 조율이 아시아나항공과 산은이 주체가 돼서 진행 중이나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 또한 머리를 맞대고 계획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룹 차원에서도 이미 상당수의 자산을 처분했기 때문에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타이어, 대우건설, KDB생명 등을 매각했으며 지난해에는 광화문 사옥과 CJ대한통운 지분까지 매각하며 사실상 우량 자산은 대부분 매각한 상황이다.

    이에 산은이 요구하고 있는 카드는 박 회장의 지분 매각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대주주는 금호산업으로 지분 33.47%를 보유하고 있으며 금호산업 지분은 금호고속이 지분 45.3%를 보유했다.

    지배구조 가장 위에 있는 금호고속 지분은 박삼구 회장 일가가 57%(박삼구 회장 31.1% 등 포함)를 갖고 있다. 박 회장 일가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71.2%에 달한다. 즉, 박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으나 언제든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이를 우려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전날 과거 박 회장이 한번 퇴진했다 경영일선에 복귀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또 복귀한다면 시장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엄포를 놓았다.

    박 회장은 지난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 유동성 위기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그 다음해 곧바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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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CC와 경쟁하는 단거리 노선 정리 가능성 높아

    비수익 노선 정리의 경우 일본, 중국 등 단거리 노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미주 등 장거리 노선의 경우 국내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운영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지 않고 항공권 가격이 높아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다. 반면에 일본, 중국,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은 저비용항공사(LCC)와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높은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

    올해 설 연휴 성수기에 노선별 예약률을 살펴보면 가장 높은 곳은 동남아로 90.7%를 차지했다. 그 뒤를 유럽(90.2%), 대양주(89.7%), 미주(88.3%) 등이 이었으며 일본과 중국 노선 예약률이 각각 78.4%, 77.2%로 가장 낮았다.

    일본 노선 중 후쿠오카, 오사카, 오키나와 등 노선은 예약률이 85%를 넘어섰으나 다른 노선은 이보다 한참 낮아 상대적으로 수익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현재 보유 중인 항공기 중 연료효율이 낮고 기령이 오래된 기종은 처분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비행기 운용리스비용으로 인한 재무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총 82대 항공기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중 50대가 운용리스 항공기다. 총 항공기 중 60%가 리스항공기인 것이다. 운용리스란 초기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매달 일정 리스료를 지급하며 항공기를 운항하는 방식이다. 리스기간이 지나면 다시 항공기를 반납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현재 164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운용리스 항공기는 16대다. 전체 항공기의 11%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부터 운용리스 회계처리 기준 변경으로 인해 운용리스가 부채에 포함되면서 부채비율이 올라갔다. 아시아나항공의 최종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649%다. 운용리스 변경까지 포함하면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수익 노선과 함께 항공기를 처분해 부채를 낮추고 몸집줄이기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직개편의 경우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조직을 변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는 인적구조조정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안을 요구하고 있어 아시아나항공 측이 제시한 자구안으로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박삼구 회장의 사재출연과 함께 인력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항공(JAL)이 대규모 적자로 인해 비용 절감 차원에서 1만명이 넘는 인원을 구조조정한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의 총 차입금은 3조 4400억원으로이 중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만 13200억원이다차입금 구성은 금융리스 부채(41%)와 자산담보부증권(ABS·36%)이 대부분이다금융기관 차입금은 14%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