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12.8%↑매년 규모 확대10년 장기수익률도 3%대 그쳐
-
퇴직연금 수익률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적립금 규모는 해마다 몸집을 불리고 있지만 수익률은 1%대에 그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퇴직연금 적립 및 운용 현황'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은 작년 말 기준 190조원으로 지난 2016년 말보다 12.8%(21조6000억원) 증가했다.그러나 연간수익률은 1.01%에 불과했다.먼저 퇴직연금 유형별로 적립금을 살펴보면 개인형IRP 증가폭이 가장 컸다. 19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5.6%(3조9000억원) 늘었다.개인형 IRP는 직장인들이 개인의 노후를 위해 직접 가입한 퇴직금 전용 계좌다.
전년대비 증가율을 살펴보면 2016년 14.1%, 2017년 23.2%, 2018년 25.6%로 노후 대비를 직접 준비하는 개인들이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근로자가 퇴직할 때 지급받는 급여수준이 사전에 결정되는 확정급여형(DB) 적립금은 121조2000억원으로 지난 2017년보다 9.3%(10조3000억원) 늘었다.확정기여형 제도는 근로자 부담금을 정기 납입하고 운용성과에 따라 퇴직급여가 결정되는데 49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7.5%(7조4000억원) 증가했다.지난 2017년부터 가입대상이 기존 근로자에서 자영업자, 공무원 등 소득이 있는 모든 취업자로 확대됐고 세제혜택이 늘면서 퇴직연금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현황을 살펴보면 원리금 상품 편중 현상은 여전했다. 지난해 전체 적립금 190조원 중 원리금보장형이 171.7조원(90.3%, 대기성자금 포함)에 육박했다.반면, 실적배당형 운용비중은 9.7%로 전년대비 1.3%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 2016년 말 6.8%로 점진적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10% 미만에 불과하다.원리금보장형상품에서 예·적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76조5000억원(44.6%)으로 가장 높았다.보험 상품은 70조3000억원(40.9%),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16조4000억원, 9.6%)가 뒤를 이었다.지난해 9월 감독규정 개정으로 신규 편입된 저축은행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저축은행 예·적금은 지난해 말 기준 1조260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예금의 2.7% 수준을 차지했다.금융권역별 퇴직연금 적립금 점유율에서는 은행이 압도적인 영향력을 자랑했다. 50.7%를 기록하며 은행이 1등을 달렸고, 생명보험(22.7%), 금융투자(19.3%), 손해보험(6.1%), 근로복지공단(1.2%)을 기록했다.반면, 지난해 퇴직연금 연간수익률은 1.01%로 전년(1.88%) 대비 0.87%포인트 떨어졌다.특히 주식시장 하락세로 DB에 비해 실적배당형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DC·기업형IRP(0.44%)와 개인형IRP 수익률(마이너스 0.39%)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원리금보장형은 전년대비(1.49%) 0.07%포인트 오른 1.56%를 기록했다. 금리상승 추세에 따라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은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은행 정기예금 금리(1.99%)보다 낮은 수준이다.실적배당형은 전년(6.58%)보다 10.4%포인트 하락한 마이너스 3.82%로 집계됐다. 지난해 주식시장 하락세로 주식이 편입된 집합투자증권의 수익률이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코스피는 작년 2041.04로 2017년 말 대비 426.45포인트 하락했다.퇴직연금의 장기수익률을 살펴봐도 저조한 실적을 면치 못했다. 최근 5년과 10년간 연환산 수익률은 각각 1.88%, 3.22%에 불과했다.원리금보장형은 5년 1.94%, 10년 3.07%였고 실적배당형은 각각 1.48%, 4.8%에 그쳤다.5년 연환산 수익률은 손해보험이 가장 높고 생명보험, 금융투자, 근로복지공단, 은행 순이었다.10년 연환산 수익률 기준으로는 실적배당형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융투자 권역이 가장 높고, 손해보험과 생명보험, 은행이 뒤를 이었다.금융감독원은 "사업자의 건전경쟁을 유도하고 퇴직연금제도와 적립금 운용에 대한 가입자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퇴직연금 자산운용 규제와 원리금보장상품 운용지시방법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