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TV 매출 '3조8455억' 달성… 'TV' 이어 '전장' 가능성 확인ZKW 기반 최대 매출처 등극… "성장 잠재력 기반 '새로운 역사' 쓰기 총력"
  • LG전자가 올레드TV 등 프리미엄 TV로 유럽시장을 사로 잡았다. 북미에 버금가는 매출을 기록하며 '올레드 열풍'을 이어갈 또 하나의 시장을 개척했음을 증명했다.

    TV로 시작된 LG전자의 유럽 공략은 차량용 전장제품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인수한 오스트리아 전장업체 ZKW를 앞세워 이미 전장사업 최대 매출처로 올라선 곳이 바로 유럽이다. 미래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전장사업을 중심으로 LG전자가 또 한번 유럽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 HE사업부문은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3조 8455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북미와 함께 최대 매출처로 떠올랐다. 전통적으로 글로벌 TV 최대시장으로 여기는 북미시장에서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 8565억 원으로 유럽과 불과 100억 여원 가량 차이를 나타냈다.

    특히 LG전자의 프리미엄TV 라인이 유럽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으며 매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더 다양해진 크기와 라인업의 올레드TV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지난해의 경우 LG전자의 유럽지역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20% 넘는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LG전자가 유럽에서 올린 매출은 총 7조 5643억 원으로 이 중 절반을 TV사업에서 채운 셈이다.

    올해는 이 같이 프리미엄TV를 앞세운 유럽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가 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전체 TV 매출의 20%를 넘긴 올레드TV의 점유율을 더욱 높이는 동시에 하반기부터 출시되는 신제품 '롤러블TV' 등 또 다른 프리미엄TV 라인도 국내, 북미와 더불어 유럽시장에 우선적으로 판매된다. 올해를 기점으로 유럽에서의 TV 매출이 북미를 넘어설지 여부도 관심이 가는 대목 중 하나다.

    TV로 시작된 유럽시장에서의 상승세는 미래 먹거리인 차량용 전장사업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가능하다. 이미 전장사업에서는 유럽이 최대 매출처 지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VC사업에서 4조 2876억 원의 매출을 낸 LG전자는 유럽에서 1조 5158억 원을 벌어들이며 다른 시장을 가볍게 따돌렸다. 북미시장에서는 1조 원 남짓한 매출을 올렸고 국내에서는 1조 원에 미치지 못하는 95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전장사업에서 유럽이 각광받게 된데는 무엇보다 지난 2017년 인수한 오스트리아 전장업체 'ZKW'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ZKW는 유럽 완성차업체들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곳으로, LG전자가 자연스럽게 전장분야에서 유럽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TV 외의 생활가전분야에서도 유럽시장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기준 LG전자의 H&A사업부문이 유럽에서 올린 매출규모는 1조 2283억 원 수준으로 국내나 북미, 아시아 시장보다도 현저히 적은 상황이다. 전통적인 가전 명가가 많은 유럽지역의 경쟁상황과 빌트인 가전을 중심으로 소비되는 시장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LG전자가 본격적으로 유럽 가전시장과 빌트인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같은 가능성들을 바탕으로 보면 향후 LG전자에게 유럽시장은 의미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전장사업으로 볼륨을 키우고 가전명가가 많은 유럽에서 가전으로 인정받게 되면 유럽시장이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게 되는 곳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