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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대형 SUV 텔루라이드를 국내에서도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모하비 후속모델 출시와 생산라인 구축, 노조와의 협의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그 시기는 2022년 정도가 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는 최근 2019~2023년 장기 생산계획을 수립하고, 국내 부품사들과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
미국에서 인기몰이를 시작한 텔루라이드의 경우 2022년부터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윤곽이 잡힌 것.
2022년 첫 생산물량은 5만7000여대로 잡혔다. 현재 현대차 팰리세이드의 인기를 감안하면 다소 보수적인 수치다. 이를 두고 팰리세이드와 대형 SUV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예상해, 생산규모를 확정했단 분석이 나온다.
2022년이란 시기는 모하비 후속모델 출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올해 하반기 모하비 후속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3년 정도를 신차 주기로 봤을 때, 모하비 후속모델의 인기가 끝날 무렵 텔루라이드 판매를 시작하는 것이다.
앞서 기아차는 2019 서울모터쇼를 통해 콘셉트카 모하비 마스터피스를 선보이며, 후속 모델 출시를 알린 바 있다.
생산설비 투자에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텔루라이드는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만 생산되고 있다. 기아차가 국내에서 생산하기 위해선 설비 투자로 새로운 라인을 구축해야만 한다.
노조와의 협의도 남아 있다. 기아차는 단체협약에 의거, 신모델을 생산하기 앞서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 다시 말해 노조의 동의가 있어야만 텔루라이드를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단 얘기다.
전체적으로 침체돼 있는 기아차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선 인기 모델 생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노조가 텔루라이드 생산에 힘을 보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 노사 역시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팰리세이드를 증산하기로 합의한 것도 맥락을 같이 한다.
대형 SUV는 최근 가장 핫한 시장이다. 팰리세이드가 출시되면서 대형 SUV 선호도는 날로 치솟고 있다. 이같은 인기에 올해 대형 SUV 판매는 사상 최초로 10만대를 돌파할 수 있단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미 전용 모델인 텔루라이드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올해 내지 내년엔 텔루라이드가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어려운 경영환경에 처한 현대차그룹이 위기 타개를 위해 텔루라이드를 반등 기회로 삼을 수 있단 판단에서다.
하지만 기아차는 생산라인 구축, 노조와 협의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2022년 텔루라이드를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텔루라이드에 대한 인기는 이미 북미에서 검증됐다. 올해 2월 북미 시장에 처음 선보인 텔루라이드는 지난 3월 한달간 5080대가 팔렸다. 기아차의 3월 북미 전체 모델 판매 증가량(전년 동월 대비)인 5169대과 거의 맞먹는 수치다.
기아차는 개발에서 완성까지 오로지 북미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해 텔루라이드를 만들었다. 기아차의 이런 전략이 북미 시장에서 먹히고 있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기아차 관계자는 "텔루라이드는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들어진 모델"이라며 "국내 출시에 대해 아직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