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 거래액, 3년새 2배↑… 제지 기업 영업익 증가 태림포장 매각가 1조원, 한솔·신대양 2파전 구도
  • ▲ 충남 서천 한솔제지 장항공장. ⓒ한솔제지
    ▲ 충남 서천 한솔제지 장항공장. ⓒ한솔제지
    제지업계가 지난해 온라인쇼핑의 ‘덕’을 톡톡히 봤다. 2010년대 디지털화의 가속화로 종이수요가 줄면서 제지가 사양산업으로 꼽혔지만, 전자상거래의 성장에 택배박스 물량이 급증해 지난해 ‘깜짝실적’을 달성했다.

    12일 업계 1위 한솔제지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1조7389억원, 영업이익 1208억원을 달성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액은 13.0% 영업이익은 91.7% 늘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홈쇼핑 및 전자상거래 성장세에 기반해 택배와 관련된 수요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포장재의 고급화와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으로 볼 때 산업용지 사업부문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솔제지는 ▲산업용지 ▲인쇄용지 ▲특수지 ▲지류가공 등 4개 사업을 운영한다. 이 중 산업용지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96억원으로 전체의 절반에 달한다. 온라인쇼핑 성장과 함께 중간재 성격으로 타 산업에 비해 경기변동에 민감하지 않은 것도 산업용지의 장점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 2015년 54조원에서 지난해 111조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택배 물량도 18억 박스에서 25억4000만 박스가 됐다.

    한솔제지뿐만 아니라 산업용지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신대양제지와 아세아제지의 상승세도 뚜렷하다.

    신대양제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66억원으로 전년(287억) 대비 30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아세아제지는 98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2017년 53억원에 비해 1733.5% 신장을 기록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산업용지는 중국의 자국내 설비증설로 자급도가 증가하면서 수출시장에서 고전해왔다”며 “그러나 국내 수요가 확 늘면서 해외 시장에 개의치 않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 매물로 나온 국내 골판지 1위 태림포장, 인기

    제지업계는 최근 매물로 나온 국내 1위 골판지 회사 태림포장 인수를 꾀하고 있다. 택배상자는 골판지로 제작된다. 이 회사를 인수로 점점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려는 것.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는 한솔제지가 꼽힌다. 시장에선 태림포장의 매각가가 1조원에 육박해, 업계 1위로 비교적 여유자금이 있는 한솔제지가 인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태림포장 인수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인수가격은 시장에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단, 최근 신대양제지가 변수로 떠올랐다. 한솔에 이어 신대양도 태림포장 인수전에 참가할 의향을 보여, 2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골판지 시장만 놓고 보면 신대양은 태림포장에 이어 업계 2위다.  태림포장의 국내 골판지 시장점유율은 24%, 신대양은 23%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태림포장 인수가가 1조원에 달해 신대양제지는 재무적 투자자를 찾고 있다”며 “투자자를 찾아 신대양제지가 태림포장을 인수하면 국내 50%에 가까운 점유율 확보가 가능해 시장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태림포장의 최대주주인 IMM 프라이빗에쿼티는 15일께 인수후보자들에 투자안내서를 발송해 공식 매각절차를 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