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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유관기관장들이 줄줄이 임기가 만료하면서 후속 인사에 '낙하산' 바람이 불고 있다. 해당 기관 노조들은 낙하산 인사 반대를 외치며 거세게 반발중이다. 우여곡절 끝에 차기 수장 자리에 오른 이들은 틀어진 노사관계를 봉합하기 위해 애쓰는 분위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학수 신임 금융결제원장은 지난 8일 첫 출근을 무난히 마치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금융결제원장 자리는 설립 후 33년 간 한국은행 출신이 독점해왔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금융위원회 출신인 김학수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전 상임위원이 맡았다.
그러나 김학수 원장의 첫 출근까지 잡음은 무성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과 금융결제원 노조는 지난 2월 금융결제원장 공모전부터 한국은행의 낙하산 인사를 반대해왔고, 금융위 출신인 김학수 원장이 내정되자 이 역시 낙하산 인사라며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금융결제원 노조는 김학수 원장의 출근을 저지하는 투쟁을 벌이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원장은 우려와 달리 평온하게 임기를 시작했다. 김 원장이 취임 전부터 노조 측과 상견례를 갖고 그들의 요구사항을 경청하는 등 갈등봉합을 위한 적극 행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당시 만남을 통해 김 원장은 금융결제원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약속했다. 현재 금융결제원이 맡아온 주택청약업무를 한국감정원으로 이관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이직이 불가피한 직원 60여명의 고용보장을 약속한 것이다. 이밖에 직원 복지 개선 등 노조의 요구를 십분 수용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돌아선 노조의 마음을 붙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자금중개 노조도 차기 사장에 낙하산 인사가 올 경우 강력히 반발할 것을 예고한 상태다.
오는 8월 현 이현철 한국자금중개 사장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금융노조는 유력한 차기 사장으로 알려진 임형준 한국은행 부총재보에 대한 '낙하산 인사 반대 성명서'를 최근 내기도 했다. 이후 지난 5일 한국은행이 임 부총재보의 한국자금중개 사장 유력 후보설은 사실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일단락됐다.
한국자금중개 노사는 현재 작년 임금단체협상 논의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다. 차기사장이 선출되기 전까지 마무리 짓지 못하면 노사협의의 짐은 결국 차기 사장이 떠안게 된다. 노사 간 쟁점은 현행 만 54세인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를 만 57세로 변경하는 안과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 등이다.
올해 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금융유관기관과 금융유관협회는 여신금융협회(6월), 한국보험대리점협회(6월), 한국자금중개(8월)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