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휴머노이드 대중화 게임체인저로韓vs 中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패권 경쟁'아틀라스' 현대차 자체 배터리로 주도권
  • ▲ CES 2026에서 공개된 (왼쪽부터)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현대차
    ▲ CES 2026에서 공개된 (왼쪽부터)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현대차
    배터리사의 고객사인 완성차 기업들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체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전기차는 물론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도 배터리가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휴머노이드 배터리는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로봇의 심장'과 마찬가지다. 완성차들이 피지컬 AI 기업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가운데, 고출력과 안전성을 갖춘 배터리가 향후 로봇 시장의 승자를 좌우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27일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완성차 기업 체리자동차가 자체 생산한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연내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체리차는 지난 2024년 말 배터리 자회사 쿤펑을 설립하며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 및 상용화에 집중해 왔다. 체리차는 LG에너지솔루션의 고객사이기도 하다.

    또 다른 중국 완성차 기업인 지리자동차도 연내 첫 자체 개발한 전고체 배터리로 도로 주행 및 안전성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2027년 대량 양산을 목표로 삼았다.

    비(非)중국 완성차 기업들도 배터리 내재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자체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2024년 경기도 의왕 연구소에 구축한 파일럿 라인에서 최근 시제품을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현대차는 이미 2023년부터 배터리 내재화의 중요성을 언급해 왔다.

    폭스바겐그룹 배터리 자회사인 파워코는 지난 2024년 7월 미국 전고체 배터리 개발업체인 퀀텀스케이프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전고체 배터리가 '꿈의 배터리'라 불릴 만큼 획기적인 성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기술적 난제로 인해 배터리사들조차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사들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섰지만, 만약 중국 업체들이 예상보다 빨리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의 패권은 중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한국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다. 현재 중국 배터리사 점유율은 배터리 3사 합산 점유율(37.2%) 보다 높다.

    현대차가 자체 배터리 생산에 나서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전기차와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중국 기업에 주도권을 내줄 수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최근 CES 2026에서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피지컬 AI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틀라스는 2028년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분류작업에 투입되고, 2030년에는 조립 공정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가 선행 과제로 꼽힌다.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해 화재 위험을 줄이고, 높은 에너지 밀도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짧은 작동 시간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한된 공간에서 고출력과 긴 구동 시간이 요구되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전고체 배터리는 필수 부품이다.

    일각에서는 기존 삼원계 배터리의 고도화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의견을 내놓지만, 궁극적으로는 전고체 배터리가 더 안정적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 보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장이나 가정, 상업 공간안에 투입됐을 때 일어나는 화재는 비교가 안될 정도"라며 "그만큼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될 배터리는 화재에 강한 전고체 배터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2027년 말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슬라 옵티머스에 탑재된 배터리와 관련해 공식 언급은 없지만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라는 시선도 있다. 글로벌 배터리 업계 1위 CATL도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다. 테슬라의 핵심 고객사 일본 파나소닉은 2026년 4월~2027년 3월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빠른 상용화 시점을 제시한 곳은 삼성SDI로, 목표 시점은 2027년이다. 현재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에서 생산한 시제품을 고객사에 제공하며 수주 확보에 나서고 있다.

    배터리 업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완성차 기업들까지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면서 시장 확대라는 장점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사를 경쟁자로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발 빠른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과제를 안은 국내 배터리 3사의 어깨가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