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에어서울·아시아나IDT·에어포트·세이버·개발 등 항공부문 자회사금호, 26개 계열사 거느린 재계 25위서 60위권 밖 중견기업으로 밀려나
  • ▲ ⓒ아시아나항공
    ▲ ⓒ아시아나항공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하면서 자회사로 두고 있는 항공 부문 6개 회사들도 함께 일괄 매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 분야 시너지 차원에서 어차피 필요한 곳들이기 때문이다.

    16일 산업은행과 업계 등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포함한 수정된 자구계획안을 산은에 제출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거느린 6개 자회사도 함께 팔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26개사로 구성돼 있다. 4개 상장사와 22개 비상장사가 있다.

    상장사로는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이다.

    비상장사로는 금호고속, 금호고속관광 서울, 금호고속관광 경기, 금호고속관광 전남, 금호속리산고속, 에어서울,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개발, 금호리조트, 충주보라매, 금호티앤아이, 에스티엠, 에이에이치, 케이에이, 케이에프, 케이지, 케이아이, 케이오, 케이알, 에이오, 에이큐 등이다.

    업종별로 구분하면 ▲건설 및 레저업에 금호산업, 금호리조트 ▲유통 및 운수창고업에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금호고속, 금호고속관광 서울, 금호고속관광 경기, 금호고속관광 전남, 금호속리산고속 ▲전기전자 및 정보산업에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세이버 ▲기타 제조업 및 서비스업에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에어포트, 충주보라매 등 나머지 계열사가 포함된다. 

    이번에 수정된 자구계획안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과 함께 자회사 별도 매각을 금지키로 했다. 다만 인수자 요청시 별도 협의하기로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회장을 최정점으로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의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44.2%), 에어서울(100%), 아시아나IDT(76.2%),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개발(100%) 등 6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저비용항공사(LCC)이며, 아시아나IDT는 SI업체로 IT분야의 시스템 관리업체다. 아시아나에어포트는 지상조업 업무를 맡고 있다. 아시아나세이버는 항공 예약·발권 업체이다. 아시아나개발은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시설 보수·관리업체다. 

    사실상 아시아나항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항공 관련 자회사들이기 때문에 인수 희망자 입장에서는 일괄 인수를 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방식의 경우 자회사를 포함한 통매각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자회사는 아시아나항공의 시너지를 위하는 구도에서 만든 것인 만큼 가능하면 일괄 매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매각 과정에서 필요성이 제기되면 분리 매각도 협의해서 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항공 관련 업체들이 떨어져 나갈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을 비롯한 고속버스 사업과 건설의 금호산업, 레저의 금호리조트 정도만 남게 된다. 한때 재계 7위까지 올라갔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재계 25위에서 60위권 밖으로 밀려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이라는 표현도 사용할 수 없고, 규모 측면에서도 중견기업 수준에 불과하게 된다.

    한편, 이날 수정된 자구계획안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계열주 가계 보유지분 담보 제공 △박삼구 전 회장의 경영복귀 금지 등이 담겼다. 

    먼저 아시아나항공의 M&A를 구주매각 및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즉시 추진하기로 했다. 자회사의 별도 매각을 금지하고 구주에 대한 동반매각요청권(Drag-along) 권리, 아시아나항공 상표권 확보 등이 포함됐다. 

    계열사 지분에 대한 금호그룹 일가의 담보제공에는 앞서 1차로 제출한 자구안에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항공 지분이 추가됐다. 

    기존 박삼구 전 회장의 배우자 및 장녀의 금호고속 보유 지분 전량인 13만3990주(4.8%)와 금호타이어 담보지분 해지시 박삼구·박세창 부자의 금호고속 보유지분 119만7498주(42.7%) 담보로 제공키로 했다.

    여기에 담보제공으로 금호산업 보유, 아시아나항공 지분인 6868만8063주(33.47%)가 보태졌다.    

    특히 박삼구 회장의 경영복귀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못박았다. M&A 종결까지 아시아나항공은 한창수 대표가 경영을 맡기로 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기재를 축소하고 비수익 노선 정리 및 인력 생산성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대신에 금호 측은 채권단에 유동성 해소를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