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생물사업 부문, 오는 7월 1일자로 물적분할성장성에 한계 있는 사업 정리하고 주력 부문 역량 집중CJ헬스케어 이어 CJ헬로 매각…해외 외식사업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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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그룹이 잇따라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면서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재현 회장 복귀 이후 '선택과 집중' 전략을 앞세워 체질 강화와 수익성 제고에 나서는 것.

    19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사료사업을 담당하는 생물사업 부문의 국내사업이 오는 5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7월 1일자로 물적분할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그동안 사료사업 부문에 대한 매각설이 제기된 만큼 이번 물적 분할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생물자원 사업부문의 국내 사업을 물적 분할해 독립법인 체제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신설되는 'CJ생물자원'은 단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CJ그룹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CJ제일제당의 사료사업부 매각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성에 한계가 있는 사료사업부를 정리하고 주력 부문에 역량을 쏟기 위함이다. 하지만 1조원이 넘는 매각 가격과 생물자원사업 부문의 해외 비중이 높다는 점 때문에 협상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CJ제일제당이 이번 물적분할과 매각의 연관성을 부인하는데도 매각설이 다시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겉으로는 생물자원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내세웠지만, 그룹 전체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위해 다른 주력 사업에 비해 수익성이 좋지 않은 사료사업을 정리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로 CJ그룹은 지난 2017년 이 회장 복귀 이후 비주력 사업 정리에 나서고 있다. 비주력 계열사 매각을 통해 실탄을 확보하고 경쟁력 있는 계열사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지난해에는 CJ헬스케어를 매각했고, 지난 2월에는 CJ ENM 자회사 CJ헬로를 LG유플러스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CJ의 외식사업을 맡고 있는 CJ푸드빌도 마찬가지다. 중국 내 유일한 빕스 매장은 이달 말 문을 닫는다. 대신 기존에 중국에 진출해 있는 '투썸플레이스'와 '뚜레쥬르'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CJ푸드빌은 지난 2017년에는 싱가포르에서 비비고 매장을 철수한 바 있다.

    CJ그룹의 이같은 과감한 체질 개선은 '그레이트 CJ'와 '월드베스트CJ'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거쳐야 할 필수 관문이다.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달성을 위해서는 외형 확장을 통한 대규모 인수·합병(M&A)이 필수적인데, 이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미국의 냉동피자 제조사 쉬완스컴퍼니를 1조9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여러 차례 M&A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CJ그룹의 전체 순차입금 규모는 2016년 5조원에서 2018년 기준 7조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앞으로도 추가 대형 M&A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재무 부담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이 회장도 사업구조 혁신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열린 CJ그룹 글로벌 경영전략회의에서 성과가 부진한 사업부분에 대해 상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면서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얼마나 글로벌 영토확장을 하느냐에 따라 CJ의 미래가 좌우된다"고 말했다.

    CJ그룹은 올해 적극적 글로벌 영토 확장과 함께 경제불황에 대비하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의 초격차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불황과 장기 저성장에 대비해 상시적 구조 혁신을 통한 체질 강화 및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 복귀 이후 '선택과 집중' 전략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식품, 바이오, 엔터테이먼트, 물류 분야에 CJ그룹의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