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임대료 7억원…5년 전보다 9배가량 늘어2차 입찰 당시 신한은행 참여로 경쟁 불 붙어
  • ▲ DGB대구은행 제2본점 전경. ⓒDGB대구은행
    ▲ DGB대구은행 제2본점 전경. ⓒDGB대구은행
    대구은행이 20여년간 독점해오던 대구공항 운영권을 또다시 따냈다. 하지만 몇 배로 뛴 임대료 부담도 동시에 떠안게 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가 진행한 대구국제공항 은행출장소 운영권 공개경쟁입찰에서 최종낙찰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오는 2024년 4월까지 공항 내 출장소와 ATM 2대 운영을 이어가게 된다. 대구은행은 지난 2001년 대구공항 여객터미널 오픈 이후 독점적으로 출장소를 운영해왔다. 

    임대료는 7억2000만원에 달한다. 2014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5년간 연간 임대료가 8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9배가량 높아진 셈이다.

    이번 입찰에서 공항공사가 제시한 최저 입찰액도 3억8000만원 수준으로, 지방 공항 입찰 경쟁이 치열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대구공항의 이용객이 급증하며 공항의 가치가 높아진 게 낙찰액이 상향된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대구공항 국제선은 2014년 3개 노선에서 지난해 21개 노선으로 확대됐고, 같은 기간 이용객이 22만명에서 204만명으로 급증했다. 내달까지 4개 노선도 추가될 예정이다. 

    2차 입찰 당시 신한은행이 막판 레이스에 뛰어든 것도 낙찰액 상향을 부추겼다. 앞서 1차 입찰 때에는 대구은행의 단독 응찰로 입찰자가 두 곳 이상이 되지 않아 유찰된 바 있다. 

    그동안 공항 1층 ATM 1대를 운영해온 신한은행은 대구은행에 패배했지만, 기존 ATM 운영권은 이어가게 됐다.  

    이렇듯 이미 은행권에서는 공항 입찰이 기관 영업의 알짜로 자리하며 출혈경쟁까지 빚어지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은 연간 임대료가 최대 500억원을 넘으며 은행이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지출이 더 커졌다.

    신한은행이 이번 2차 입찰에 뛰어든 것도 연습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한은행은 최근 김포·청주국제공항에 5년 만에 재입성하는 등 지방 공항도 탐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 관문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지방 공항 운영권을 시중은행에 뺏기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공항 영업점 선정은 최고가를 제시하면 따낼 수 있고, 입찰가도 김포공항이나 인천공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새 수익원을 찾기 위해 다각적으로 눈길을 돌리며 기관 영업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며 "임대료가 5년 전보다 상향된 탓에 수익성은 떨어지겠지만 대구·경북의 관문인 대구공항 운영권을 사수하기 위한 대구은행의 움직임이 더 바빠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