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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틸렉스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수시 실태조사를 받고 임상중지 되자, 세포치료제 관련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유틸렉스는 지난 12일 식약처로부터 실태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유틸렉스는 지난 19일 오후 식약처로부터 NK/T세포림프종 치료제 '앱비앤티셀' 임상 1/2상 중지 조치를 통보 받았다. 임상시험에 혈액을 제공한 공여자 이름의 이니셜을 잘못 기록한 것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유틸렉스는 앱비앤티셀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 혈액을 제공한 건강한 사람 3명의 데이터를 제출했다. 이 중 1명의 영문 이니셜이 KMH에서 KHH, KHM으로 잘못 표기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반면, 식약처에서는 총 5명의 혈액공여자 중에서 2명이 시제품 생산에 실패해서 해당 데이터를 제외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유틸렉스 관계자는 "임상시험을 위한 서류를 수기로 작성하다가 생긴 단순한 오기"라며 "새로운 사람 3명의 혈액으로 다시 세포치료제를 만들고 검증 받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유틸렉스 측에서는 이번 임상 중지에 대해 최근 '인보사 사태'의 영향으로 식약처가 보수적인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유틸렉스 관계자는 "최근 첨단바이오의약품과 관련해 불시 실태조사를 받았다"며 "(식약처가) 인보사 건과 관련해 보수적 접근을 위해 임상 중지를 우선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세포치료제를 개발 중인 다른 제약·바이오 업체들도 다소 긴장하는 기색이다. 식약처가 유틸렉스의 오기를 바로잡은 것은 잘 한 일이지만, 자칫하면 인보사의 여파로 불똥이 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순 오기라면 해프닝에 그치겠지만, 만약 공여자가 바뀐 것이라면 엄청난 실수이기 때문에 식약처 입장에서는 바로잡는 게 맞는 것 같다"며 "(해당 세포치료제가) 나중에 사람에게 투여되는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어 그는 "(이번 조사는) 아무래도 인보사 때문 아니겠느냐"면서 "식약처가 좀 예민해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식약처는 이번 조사는 수시 약사감시였으며, 무작위하게 선정해 실시한 조사였기 때문에 인보사 사태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약사감시는 크게 정기감시, 수시감시로 나뉜다. 정기감시는 시행주기별로 현장 점검을 원칙으로 하고 3~5일내로 실시한다. 수시감시는 고발·진정·제보·신고 등에 의한 식약처장의 지시사항 또는 사회적 현안 등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실시된다. 유틸렉스는 이번 감시가 인보사 사태라는 사회적 현안에 속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유틸렉스 조사는) 전반적으로 인보사 때문은 아니고, 무작위하게 수시 감시를 하다가 포착한 것"이라며 "인보사 사태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유틸렉스의 종가는 전일 대비 4600원(4.16%) 하락한 10만 5900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