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24일 한진칼 지분 2.18% 추가매입 후 지분율 14.98% '껑충'한진칼, 조원태 신임 회장 발빠른 선임…경영권 방어 최우선국민연금, 한진칼 지분 매각하며 경영권 분쟁에서 한 발 물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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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사장이 한진그룹 신임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한진칼 2대주주인 KCGI와의 경영권 다툼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경영권 방어가 조 회장의 첫 과제이면서 가장 중요한 미션이 된 것.25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 이사회는 전날 조원태 사장을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한 후 "이번 선임은 전임 회장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는 한편, 안정적인 그룹 경영을 지속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KCGI의 경영권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권자 선임이 시급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실제로 지난 24일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지분 2.18%를 추가 매입하며 지분율이 14.98%로 올랐다고 공시했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한진칼 1대주주인 고 조양호 전 회장 지분(17.84%)과 2.86% 밖에 차이 나지 않게 됐다.현재 조 신임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2.34%에 불과하다. 조현아(2.31%), 조현민(2.30%) 등 두 딸의 지분을 합친다 하더라도 6.95%에 불과하다. 고 조양호 회장 지분 상속이 절실한 이유다.걸림돌은 상속세다. 고 조양호 회장 지분을 상속받기 위해서는 2000억원에 가까운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고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1055만3258주다. 25일 오전 9시 기준 한진칼 주가가 4만150원임을 감안하면 고 조 회장 지분가치는 4220억원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지분 상속세는 5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상장주식에 대한 상속세는 사망 시점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씩 4개월간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한다. 최근 한진칼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상속세는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재계 관계자는 "이번 조원태 회장의 조속한 선임은 KCGI와의 경영권 싸움을 앞두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승계작업을 우선시한 결과로 보인다"며 "이후 경영권 방어와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고 추락한 일가 이미지를 쇄신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KCGI가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한 데 반해 국민연금은 지분을 매도하며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1.25%를 매각하며 지분율이 기존 5.36%에서 4.11%로 낮아졌다.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거리를 두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3년간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을 10% 안팎 수준으로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지분을 꾸준히 매각했으며 지난 10일~16일간 장내내거래를 통해 지분율을 낮췄다.
앞서 국민연금은 한진칼 주총에서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으며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한진칼은 한진그룹과 KCGI간 사내이사·사외사 선임 안건을 두고 표대결을 벌인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표결에 참여하면 한쪽 편을 들어줬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또한 고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국민연금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도 국민연금이 지분을 매각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국민연금이 한진칼 경영권 다툼에서 한 발 물러나면서 사실상 한진칼과 KCGI의 1대1 경쟁구도로 바뀌었다. 조원태 회장의 선친 지분 상속과 KCGI의 추가 지분 매입 양상에 따라 향후 경영권 다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한편 조원태 신임회장은 별다른 취임 행사 없이 경영권 승계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6월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의장직도 맡을 예정이다.한진그룹 관계자는 "고 조양호 전 회장 타계 이후 빠르게 조원태 신임 회장 체제로 전환하면서 경영공백을 최소할 방침이다"며 "최근 침체된 내부 분위기를 추스르고 투명한 경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