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은 회장, 차기 총수 낙점… 시점은 2022년 추정재계 “총수 변경 전까지 E1 지주사 전환 등 준비”예스코·E1, ㈜LS에 비해 아쉬운 성적표 ‘발목’
  • ▲ 구자열 LS그룹 회장(왼쪽)과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LS
    ▲ 구자열 LS그룹 회장(왼쪽)과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LS
    LS그룹이 ㈜LS와 예스코홀딩스, E1 등 세 지주사를 중심으로 한 경영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촌경영을 지향하는 LS그룹은 구자열 회장에서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으로 경영승계를 준비 중이다. 이 과정에서 각 지주사를 구심점으로 하는 체제를 만들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LS그룹은 지난해 4월 도시가스 계열사인 예스코를 물적분할해 별도 지주사인 예스코홀딩스와 예스코로 재편했다. 이를 통해 LS그룹은 전선·전력사업부문 지주사인 ㈜LS와 도시가스 사업 지주사 예스코홀딩스, 에너지부문의 지주사 격인 E1 등으로 체제를 재편했다.

    시장에선 구자은 회장이 경영권을 받고, LS 3세들이 본격적인 경영에 나서는 시점이 도래하면 각 지주사를 중심으로 계열사·자회사를 전문경영인이 운영하는 시스템이 확립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점은 오는 2022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LS그룹은 구인회 LG 창업주의 셋째·넷째·다섯째 동생인 구태회·구평회·구두회 명예회장 등 ‘태평두 삼형제’가 LG전선그룹을 계열분리해 창립했다. 

    이들은 LS 일가 1세로 꼽힌다. 구태회 회장의 2·3세들은 주로 ㈜LS에서, 구평회 회장 일가는 E1, 구두회 회장 측은 예스코 등에서 근무 중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구자홍 회장의 전례를 따른다면 구자열 회장도 10년 경영 후 구자은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길 수 있다”며 “남은 시간 동안 아직 지주사 전환을 완료하지 못한 E1의 작업을 완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 서울 용산 LS타워. ㈜LS와 예스코홀딩스, E1 등이 입주해있다. ⓒE1
    ▲ 서울 용산 LS타워. ㈜LS와 예스코홀딩스, E1 등이 입주해있다. ⓒE1
    ◇ LS, ‘사촌경영’ 대표주자 SK 사례 따를 듯

    재계에서 사촌경영과 지주사 중심 각자경영의 대표주자는 SK그룹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주로 하이닉스와 텔레콤, 이노베이션 등을 챙기며 사촌형 최신원 회장은 SK네트웍스를, 사촌동생 최창원 부회장은 SK디스커버리를 맡고 있다. 이 중 디스커버리는 지난 2017년 지주사로 전환했고, 각 회사는 사실상 독립경영 체제로 운영 중이다.

    LS도 SK와 '대동소이'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단, 지주사 독립경영의 관건은 ‘실적’이다. ㈜LS와 달리 예스코홀딩스와 E1은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아쉬운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2022년을 앞두고 각 지주사들은 실적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LS는 LS전선과 산전, 니꼬동제련 등 안정적인 사업군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LS전선은 초고압 전력 케이블과 해저 케이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S전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02억원으로 사업 정체기였던 2016년 대비 32% 늘었다. LS산전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2조485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9.4% 증가한 205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예스코홀딩스의 핵심인 ‘예스코’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244억원, 50억원이다. 같은 기간 예스코홀딩스도 매출액 1조953억원, 영업이익 243억원을 기록했다. 사업특성에 차이는 있지만 ㈜LS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5000억원이라는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E1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2017년 매출액 4조4082억원, 영업이익 937억원을 기록해 전년과 비교해 큰 폭의 수익개선을 이뤘지만, 지난해에는 매출액 3조9959억원, 영업이익 111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국제 LPG 가격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감소와 자회사 LS네트웍스의 실적악화가 영향을 미쳤다. LS네트웍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전년(97억원) 대비 68% 줄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등은 지난해 6월 E1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한단계 하향했다. 업계에선 LS네트웍스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LS그룹의 초대 회장은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 회장이 맡았다. 구자홍 회장은 LS를 10년간 이끈 후 지난 2012년 사촌동생이자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 구자열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다음 순번은 지난해 11월 회장으로 승진한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다. 구자은 회장은 구두회 명예회장의 장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