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정당성 위한 경영능력 시험대 올라현대重·CJ 신사업은 비교적 순항 업황 부진에 한화 태양광은 주춤
  • ▲ (왼쪽부터)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각 사
    ▲ (왼쪽부터)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각 사
    재계에 부는 세대교체 바람이 이제 본격적인 검증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 CJ, 한화그룹 등의 오너 3세는 그룹의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 성과 내기에 집중하고 있다. 승계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경영 능력 입증에 나선 것.

    2일 각사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그룹의 신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들 실적이 두드러졌다. 다만, 업황에 따라 아쉬운 성적을 기록한 경우도 있다.

    성과 창출은 승계의 정당성과도 연관된다. 아직 경영 능력 검증이 더 필요한 만큼, 기존 사업과 신사업 간 시너지를 어떻게 창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시점이다.

    ◇정기선의 현대글로벌서비스, 2년 만에 고속 성장


    현대중공업그룹 총수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로서 그룹의 신사업을 이끌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선박 사후관리(AS)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2016년 말 현대중공업에서 물적분할 된 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초 공시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4132억원으로 2017년 매출액(2381억원)보다 73.54% 늘었다. 설립 2년 만에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하는 고속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20년까지 매출 2조원을 넘기겠다는 목표다.

    앞으로 전망도 긍정적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부터 선박 연료 황산화물 함유량을 강화하면서 선박 유지보수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우조선해양과 합병할 경우, 일감이 늘어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 부사장은 현재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를 비롯해 현대중공업그룹 선박해양영업 대표와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실장까지 겸직하고 있다.

    신사업을 포함해 그룹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사우디아라바이의 국영 석유 기업인 아람코와 해양설비 프로젝트 수주협상에 나서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더 나아가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사우디 최대 합작조선소 건립도 추진 중이다. 
  • ▲ ⓒCJ제일제당
    ▲ ⓒCJ제일제당
    ◇승계 작업 시동 건 CJ…이선호의 바이오는 '순항' 

    CJ그룹도 본격적인 승계 작업에 시동을 건 모습이다. CJ그룹은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정보기술(IT) 부문을 떼내 지주사에 넘기기로 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주식회사 지분 2.8%를 확보하게 된다.

    업계에선 이를 통해 CJ그룹이 3세 경영권 승계 작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고 관측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주사 지분이 없었던 이 부장이 기업분할 및 주식교환 과정을 거쳐 지분을 처음으로 보유하게 되자 이같은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승계 작업이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이미 이 부장은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관리팀장(부장)으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이 부장이 근무하고 있는 바이오사업부문은 지난해 2조7000억원대 매출을 달성, CJ제일제당은 물론 그룹 내 주력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로 CJ그룹은 2017년 11월 CJ제일제당 사업부문을 식품과 바이오로 통폐합하면서 글로벌 도약을 위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구축했다. 이후 글로벌 콘텐츠-커머스 융복합화와 치열해진 경쟁에 대비해 CJ ENM 통합법인을 출범시켰다.

    CJ그룹의 사업재편 과정을 살펴보면, 바이오와 엔터테이먼트 분야에서 미래를 책임질 성장동력을 찾는 모습이다. 이경후 상무도 지난해 합병 이후 새로 출범한 CJ ENM 브랜드 전략 상무로 자리를 옮겨 관련 사업에서 성과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 ▲ 한화큐셀의 진천공장.ⓒ한화큐셀
    ▲ 한화큐셀의 진천공장.ⓒ한화큐셀
    ◇업황 부진에 우울한 태양광…2분기 노리는 김동관

    한화그룹에서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태양광 부문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중국의 보조금 삭감과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 등으로 인한 업황 부진으로 실적 회복은 아직 더딘 상황이다.

    한화큐셀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손실 111억원, 당기순손실 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적자 폭을 줄이긴 했으나 2016년 이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2015년 영업이익 6억, 당기순손실 19억을 기록했고, 2016년은 영업이익 596억, 순이익 463억을 찍었다.

    업계에선 태양광 시장이 2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1분기까지는 직전 시황 반영으로 실적 부진이 예상되지만, 이후부터 정부정책을 비롯해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이 때문에 한화큐셀의 실적개선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한화그룹은 2022년까지 주요 사업에 2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중 9조원을 태양광 사업에 쓰기로 했다. 김 전무가 업황 개선과 그룹 지원을 등ㅇ 업고 올해 성과를 내야하는 것도 이제는 성과를 내야할 떄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태양광 시황이 작년보다 훨씬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한화큐셀의 고효율·고품질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만큼, 올해 안으로 실적 개선을 비롯한 의미있는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