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가치 측정 시스템 ‘DBL’, 올 상반기 공개하이닉스·이노·텔레콤, 사회적기업 지원 앞장…호평 기대실적저조 계열사, 지원여력 부족에 평가 놓고 '조마조마'
  • ▲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해 6월 경기 이천 SKMS 연구소에서 열린 ‘2018 확대경영회의’에서 일하는 방식의 혁신에 관한 발표를 듣고 있다. ⓒSK
    ▲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해 6월 경기 이천 SKMS 연구소에서 열린 ‘2018 확대경영회의’에서 일하는 방식의 혁신에 관한 발표를 듣고 있다. ⓒSK
    SK그룹 계열사들이 첫 사회적가치 성적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회적가치가 계열사 경영상황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3일 SK에 따르면 하이닉스와 이노베이션, 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해 창출한 사회적가치 성과를 올 상반기 중 발표한다. 최태원 회장의 제안으로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사회적가치 밑그림이 ‘숫자’로 드러나는 것.

    SK 관계자는 “추상적 개념에 머물렀던 사회적가치가 데이터에 기반해 수치·계량화된다”며 “우리의 기준을 만들면 다른 기업도 사회적가치 창출이라는 대전제에 한걸음씩 따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더블보텀라인(DBL)’이란 형태로 성과가 공개된다. DBL은 경영성과가 표시된 재무제표에 사회적가치를 통한 수익을 추가해 경제·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측정하는 시스템이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DBL을 계열사 평가기준을 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제도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실제 시행과 임직원의 적극적인 참여가 뒷받침 돼야한다”며 “계열사를 평가할 때 사회적가치 기여 부분을 50% 반영하겠다”고 선언했다. 사회적가치 창출이 미진한 계열사는 그룹 내에서 지속성장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최태원 회장의 주문에 따라 계열사들은 사회적가치 창출에 분주한 모습이다. ‘선봉장’은 하이닉스다. 회사 서버와 노트북 등 1만대를 사회적기업에 기증했다. 이는 지난해 보다 2배 늘어난 양이다.

    아울러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청주 사업장 인근에 ‘일환경건강센터’도 열었다. 이곳은 협력사의 안전·보건·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사회를 보다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설립된 민간 공익센터다. 

    SK하이닉스는 “사회적가치와 경제적가치의 균형 있는 성장이라는 DBL의 이념은 혁신과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키워드라고 확신한다”며 “핵심가치의 균형 있는 성장을 추구해 사회와 동반성장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노베이션과 텔레콤도 좋은 평가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대표적으로 이노베이션은 사회적기업 ‘모어댄’을 지난 2015년부터 지원했고, 이 회사는 현재 국내 대표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했다. 모어댄은 폐자동차에서 수거한 가죽시트와 안전벨트 등을 재활용해 가방·지갑 등 패션아이템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반면 이번 사회적가치 성적 발표에 울상을 짓는 계열사들도 있다. 실적이 주춤한 일부 계열사는 사회적기업 및 스타트업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 기업의 곳간이 든든해야 사회 구성원의 행복도 추구할 수 있다.

    한편, SK그룹은 다음달 25일 최태원 회장 주재로 경기 이천 SKMS 연구소에서 열릴 확대경영회의에서 DBL 발표와 함께 ‘행복전략’ 이행방안을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