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100%, 유입되면 살처분 이외 방법 없어이달 돼지고기값도 '꿈틀'국내 유입시 "가격 인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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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 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양돈업계는 물론 식품·외식프랜차이즈업계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ASF 국내 발생 즉시 최고 수준의 경보를 발령하는 등 강력한 대응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아직 국내에서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여행객이 들여온 축산물에서 10여건의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ASF는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데다 백신도 개발되지 않은 탓에 살(殺)처분 외에는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다. 이에 유입되면 양돈업계는 물론 자영업과 소비자들의 식탁물가에 미치는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에서 ASF이 확산되면서 국내 돼지고기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 3000원대를 유지하던 ㎏당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5월8일 기준 4518원까지 올랐다. 지난 3월 ㎏당 1만6901원이던 삼겹살 평균 소비자가격도 1만9511원까지 상승했다.
향후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면서 육가공 제품을 제조하는 식품업체들은 ASF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햄이나 소시지, 냉동식품 등 원제료에 국내산과 수입산 돈육을 섞어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스팸'과 '비비고 왕교자' 등에 국·내외 돈육을 사용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태가 지속될 경우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스팸의 경우 유럽·캐나다 등 수입산과 국내산을 섞어 만들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국내에 유입이 될 경우 공급 차질, 원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 인상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타육가공업체 측도 당장 수급이나 가격에 유의미한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돈육 공급이 부족해지면 가격이 오를 것으로 입을 모았다.
실제 역대 최악의 가축 질병으로 불리는 지난 2010~2011년 구제역 사태 당시 전국에서 소와 돼지 348만 마리가 살처분됐고 돼지고기 가격은 40% 이상 폭등했다. 국산 돼지고기 값이 오르면서 원재료 가격 상승 압박을 견디지 못한 육가공업체들은 2011년 들어 햄과 만두, 냉동식품의 가격을 일제히 올리기도 했다.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는 ASF에 대해 "구제역과 달리 ASF은 국내 유입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유입된다면 수요와 공급에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ASF이 확인될 경우 24시간 안에 발생 농가 반경 500m 내 살처분을 완료하고, 48시간 동안 전국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동해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을 차단키로 했다.
발병 농가에 대해서는 마지막 살처분 후 가축 안전성과 바닥, 환기구, 사료 등 농장 환경 검사 후에 이동제한을 해제하고 재입식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주요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는 불법 휴대 축산물 반입 시 과태료를 최고 1000만원까지 인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