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 없는 싸움…원칙 문제서 자존심 대결협상 타결까지 글로벌 주식·환율시장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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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경제가 경직됐다.

    5월 6일부터 사흘 동안 MSCI 선진국 주가지수는 2.4% 하락했고 이머징 주가지수는 4.6% 떨어졌다.

    같은 기간 S&P500도 2.2% 하락,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도 4% 하락했다.

    우리나라 환율시장도 요동쳤다. 5월 원·달러 환율은 1165원에서 1189원까지 치솟았다. 시장에선 1200원 돌파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의 무역패권 싸움으로 전 세계가 출렁이고 있지만 두 나라 모두 자존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 3주, 길면 한 달 동안 불안감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 인상이 현실화됨에 따라 가장 먼저 주목되는 점은 중국의 보복조치 여부다.

    중국 류허 부총리는 지난 10일 미중 고위급 회담 이후 “미국과의 원칙 문제에 대해 견해차가 있으며 이에 대해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라며 “미국이 추가 관세를 물리면 중국도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IMF에 따르면 두 나라가 전면전에 나설 때 첫해에만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22%, 미국은 0.31%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같은 기간 세계 경제 역시 0.11% 하락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희망도 사라지게 된다.

    전면적 미중 무역분쟁의 승자는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협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이 이번에 부과한 대중국 수입품 관세 인상 확대는 2019년 5월 10일 오전 0시 1분 이후 중국에서 출발한 중국산 제품부터 적용된다.

    즉, 선박을 통한 수출의 경우 관세인상 효과가 발효되기까지 약 3~4주가 걸린다.

    미 트럼프 정부가 중국 측에 나머지 325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기간인 3~4주 후와 일치한다.
    이는 미국과 중국 모두 협상과 관련해 약 4주간 시간이 있다는 셈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미중이 협상에 성공해 이번에 부과된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에 대한 25% 관세인상이 실행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두 나라가 원칙 문제에서 대립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

    협상 타결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미중이 현재의 대립 구도를 받아들이고 미국의 추가 관세 인상과 중국의 보복 조치를 연기한 채, 재차 협상을 진행하는 경우다.

    이 경우 6월 28일 오사카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중국 두 정상이 만나 담판을 지을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 이상재 투자전략팀장은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 트럼프 정부가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배경은 자국 경제의 강한 세계 경제 영향력 및 고립적 특성 때문이다. 즉, 중국 GDP의 1% 증가는 미국 GDP에 0.04% 증가를 유도하는 데 그치는 반면 미국 GDP의 1% 증가는 중국 GDP에 0.16%라는 4배에 달하는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관세 인상은 결국 소비재 판매가격 인상으로 연결돼 미국 소비를 위축시키거나 미국 기업의 이익마진 악화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미국도 무역분쟁을 계속 이어가는 게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