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 ACS국제학교 설립 '불승인'2021년 7개 국제학교 유치 사실상 힘들 듯제주영어교육도시 인근 주택 시장 악영향 우려
  • ▲ 제주영어교육도시 모습.ⓒ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 제주영어교육도시 모습.ⓒ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주도 영어교육도시에 5번째 국제학교로 들어설 예정이던 ACS제주국제학교 설립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제주영어교육도시 인근 주택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교육청은 ACS제주가 지난해 12월 신청한 ACS제주국제학교 설립계획 승인신청 건에 대해 최종 '불승인'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7일 국제학교설립운영심의위원회는 ACS제주국제학교 설립계획 승인 신청 건에 대한 최종 심의결과 '부적합' 의견을 교육감에게 통보했다. 위원회는 지난 3월부터 3차례의 회의를 진행했다. 

    교육청은 "신청법인의 설립계획승인 신청서와 위원회의 심의결과를 검토한 결과, ACS 제주국제학교 설립계획 승인 신청 건은 국제학교 설립 시 갖춰야 하는 기준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돼 최종 불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이석문 제주 교육감은 3차 심의에 앞서 지난달 제주도의회 임시회 교육행정질문에서 "국제학교를 더 신설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답변해 이미 '불허' 지침을 간접적으로 내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설립승인 최종결정권자인 이 교육감은 줄곧 국제학교 추가 유치에 반대입장을 밝혀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와 제주주민자치연대 역시 지난 3월 공동 성명을 내고 설립 불허를 촉구하기도 했다.

    반면 정부부처를 믿고 사업부지를 내주며 제주영어교육도시 사업에 협력해 온 지역주민들은 크게 반발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어교육도시가 표류하면 지역의 손해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제주영어교육도시에는 4개의 국제학교가 있다.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제주(SJA제주), 노스런던칼리지에잇스쿨 제주(NLCS 제주), 브랭섬홀아시아(BHA), 한국국제학교 제주캠퍼스(KIS 제주) 등이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는 2021년까지 7개 국제학교를 세워 동북아 글로벌 교육허브로 조성될 예정이었으나 결국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전문가는 "2020년 10월 개교를 목표로 준비 중이던 5번째 국제학교(ACS)가 최근 교육 양극화라는 사회적 문제에 부딪히며 무산됐다"며 "앞으로 6번째, 7번째 국제학교 유치도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까지만 해도 제주영어교육도시가 위치한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표준지 공시지가는 작년 대비 38.75% 상승해 제주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서울(13.87%)에 비해 3배 가까이 높다.

    분양시장도 뜨거웠다. 지난해 5월 분양을 나선 '제주 아이파크 스위트'는 총 145실 생활숙박시설 모집에 8600여명이 몰리며 평균 59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7월 분양을 나선 '라임힐' 아파트는 1순위 청약에서 68가구 모집에 806명이 접수 평균 1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국제학교 유치가 무산됨에 따라 인근 지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등 주택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 계열사인 삼호가 다음달 서귀포시 중문동에 공급할 예정인 'e편한세상 중문'이 대표적이다. 전용 73~84㎡ 280가구 규모로 제주 국제학교 수혜 단지로 손꼽힌다.

    다음달 서귀포시 한경면 청수리에 분양하는 '제주에듀 루치올라'도 제주 영어국제도시에서 차량으로 6~7분 거리다. 지상 4층 11개 동, 전용 84~116㎡ 99가구 규모다. 

    제주영어교육도시 E-2블록에는 HDC아이앤콘스가 생활숙박시설 '제주 아이파크 스위트 R'을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4층, 전용면적 175㎡ 84실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제주 영어교육도시에는 서울 강남 등지에서 '맹모'들의 유입이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집값 상승이 이어질 것 보인다"면서 "다만 추가적인 국제학교 설립이 무산될 경우 공급과잉 여파로 집값 하락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