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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경정예산이 경기 부양에 대한 이야기는 온데간데 없고 총선용 선심정책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추경의 규모가 2015년 이후 평균치인 9.4조에도 못미치는데다가 이른바 '헬리콥터 머니'에 가까운 선심성용처들이 많기 때문이다.
13일 조세연구원의 재정승수에 따르면, 과거 30년간 대략 10조원의 추경은 0.3%p의 GDP를 상승시켜왔다. 기획재정부도 6.7조원의 추경이 집행되도 GDP를 끌어올릴 효과는 대략 0.1%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저도 추경 당해년도가 아니라 시행시점부터 2년에 걸쳐 나타나는 효과라는 것이다.
이때문에 전문가들은 예정된 추경이 향후 한국 성장률 하강을 방어해줄 가능성은 매우 미미하다고 지적한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국내 추경은 대부분 재정승수(재정투입과 성장률의 상관관계)와 고용승수가 가장 높은 SOC 사업에 집중되어 왔는데 2017년 이후 한국의 재정승수와 고용승수가 급격하게 낮아지는 것을 반영할때 GDP 효과는 더더욱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때문에 이날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경기적으로 하강 국면에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려면 추경이 중요하다"고 밝힌것은 크게 와닫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 법률상 추경은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대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 우려 등 그 요건이 엄격히 정해져 있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이 추경 요건에도 맞지 않는 5G 기반 콘텐츠 개발(197억), 국민체육센터 건립(163억), 제로페이 확충(76억), 문화가 있는 날 기획사업 확대(25억), 친환경 양식어업 육성(22억) 등을 배정한 것은 총선에 앞서 세금을 뿌린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이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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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은 경제전문가들과 함께 국회에서 '재해 및 건전재정 추경 긴급토론회'를 열고 이번 추경을 '선거용'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국당은 추경안 총 6.7조원 중 재해·미세먼지 추경 2.2조원 을 제외한 4.5조원을 오로지 경기부양에만 쓴다고 해도 국내총생산(GDP) 부양 효과는 0.03∼0.04%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발제자로 나선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양준모 교수는 '추경 5대 불가론'을 주장했다. 양 교수는 "미세먼지 등은 엄밀히 말해 추경 대상이 아닐뿐더러 추경의 고용 효과가 불분명하고 선심성 사업이 다수 포함된 만큼 한국당이 추경을 받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현 시점에서 국가 채무비율이 증가하는데 시장금리 변동 등 예기치 못한 돌발변수가 다수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추경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추경호 의원은 "이 정부는 증세 아니면 빚더미에 앉는 길로 가고 있다"며 "결국 빚잔치를 한 뒤 먹고 튀는 '먹튀' 행태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때문에 한국당은 추경을 정하고 싶다면 강원 산불, 포항 지진, 미세먼지 대책 등 재해 예산 2조2000억원을 분리해 심사해야 한다는 추경 분리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언주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리 뜯어봐도 이번 추경은 급한 게 하나도 없는, 본예산으로 할 것들"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게다가 제로페이, 노인일자리, 시간강사 관련건은 정부여당이 본인들 사고친 거 메꾸는 용도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서 "총선용 생색내기로 보일 수 있는 추경하려고 잔머리 그만 굴리고 경제 좀 제대로 살피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