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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타바이오가 코스닥 상장 이틀째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코스닥에 입성한 압타바이오의 주가가 상장 첫날부터 23% 가량 폭락한 데 이어 이틀째 7%대 급락하고 있다.
지난 12일 코스닥에 입성한 압타바이오는 상장 첫날부터 시초가(5만 200원) 대비 22.51%(1만 1300원) 하락한 3만 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 13일 오후 2시46분 기준으로 전일 대비 7.20%(2800원) 하락한 3만 6100원에 거래되는 등 이틀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주가가 공모가(3만원)보다는 20.3%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아쉬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3~4일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 청약 결과 663.03:1의 청약률을 기록하는 등 기대감이 몰렸기 때문이다.
JW중외제약 신약연구실장 출신인 이수진 대표가 이끄는 압타바이오는 난치성 항암치료제 2종과 당뇨합병증 치료제 5종 등 7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이다. 지난 2009년 설립됐으며, 지난달 말 기준으로 직원수는 15명이다.
압타바이오의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바이오주 옥석가리기에 들어간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는 지난 3월 말 발생한 '인보사 사태'의 여파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부터 불거진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는 바이오 업계에 초대형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는 지난 3월31일 유통·판매가 중지됐다. 인보사의 주성분이 지난 2017년 허가 당시 기재된 연골유래세포(TGF-β1 유전자 도입 동종 유래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TGF-β1이 삽입된 신장 유래세포(GP2-293세포)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의 허가를 받기 위해 허위 자료를 제출했다고 판단, 지난달 28일 품목 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인보사 사태로 인한 검찰 수사가 뒤따르면서 후폭풍이 여전한 상황이다.
서충우 SK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신규 상장 기업들이 수요 예측, 공모 청약 경쟁률, 상장 직후의 수익률까지 모두 강세를 보였던 올해 초와 달리, 최근 1개월간 분위기는 다소 주품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기업별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분명하게 엇갈린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또 다른) 원인을 찾자면 우선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전반적인 증시 분위기 침체, 바이오 신약 기술 논란(인보사 사태) 등 섹터별 이슈 등이 있다"고 짚었다.
압타바이오는 지난해 11월 기술성 평가를 통과해 기술특례 상장에 성공했다. 오는 2020년까지 5건의 누적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을 성사시키는 게 압타바이오의 목표다. 이미 지난 2016년 2건, 2018년 1건 등 총 3건의 기술수출을 이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다만, 기존 기술수출 사례를 봤을 때 아직 기술력에 대해서는 두고볼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압타바이오의 혈액암 치료제 '압타-16(Apta-16)'와 황반변성 치료제 'APX-1004F'는 각각 2016년, 2018년에 삼진제약에 기술이전됐다. 통상적으로 기술수출이 이뤄지는 경우 지분 투자도 뒤따르는 경우가 많지만, 삼진제약은 압타바이오의 지분을 매입하진 않았다.
췌장암 치료제인 '압타-12(Apta-12)'는 지난 2016년 미국 호프바이오사이언스(Hope Biosciences)에 기술수출됐다. 일각에서는 호프바이오사이언스의 조지 위(George Uy) 대표가 미국의 트리거테라퓨틱스(TRIGR Therapeutics) 대표와 동일인이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압타바이오는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 654억원으로 주요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서 연구원은 "압타바이오는 주로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임상 2상 이후 바로 희귀성 의약품으로 등록 후 시판할 수 있다"며 "임상 초기 단계에서도 라이선스 아웃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