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vs 대웅제약 '균주 출처 다툼'으로 휴온스까지 주가 하락화장품 매출 확대로 실적 회복, '보툴렉스' 중국 시판허가 기대감 ↑
  • ▲ 2019년 상반기 보툴리눔 톡신 업체 주가 추이 ⓒ뉴데일리
    ▲ 2019년 상반기 보툴리눔 톡신 업체 주가 추이 ⓒ뉴데일리

    올해 상반기 보툴리눔 톡신 제제 업체들의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휴젤만 나홀로 상승세를 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화장품 매출 확대로 인한 실적 회복세에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 중국 시판허가 기대감이 겹쳐진 덕분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톡스 주가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올 초부터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 논쟁이 재점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메디톡스는 지난 1월31일 파트너사 앨러간과 함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이하 ITC)에 대웅제약과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제소했다. ITC 행정법원은 지난 5월13일 대웅제약 측에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균주와 관련된 서류·정보를 메디톡스가 지정한 전문가들에게 제출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이날 대웅제약은 전일 대비 7.94%(1만 5000원) 급락하고 메디톡스는 0.91%(4700원) 올랐다. 이날 휴젤도 일시적인 영향을 받아 전일 대비 6.65%(2만 7400원) 급락했으나, 금세 회복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양사의 글로벌 진출도 다소 지연돼 시장에 충격을 줬다.

    에볼루스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누시바(나보타의 유럽제품명)’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관련 보완자료 제출을 요구 받아 품목 허가 최종 결정이 기존 예정일보다 지연될 수 있다고 전했다. 메디톡스의 보툴리툼 톡신 제제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도 중국 허가 예상 날짜가 내달 29일에서 오는 8월 5일로 변경됐다.

    연초부터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업체들의 주가는 상당히 하락한 상태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메디톡스 종가는 42만 6000원으로 올 초(1월2일) 대비 26.93%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웅제약과 휴온스의 주가도 각각 18.04%, 16.76%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휴젤의 주가는 37만 800원에서 41만 3000원으로 11.38% 올랐다.

    특히 최근 휴젤의 주가가 40만원대로 내려앉은 메디톡스의 주가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주 들어선 휴젤과 메디톡스와의 주가 차이가 지난 14일 1만 3000원으로 상당히 좁혀졌다. 올 초까지만 해도 메디톡스의 주가가 휴젤보다 20만원대 높았다.

    메디톡스는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 4월 말부터 주가가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 4월 초까지만 해도 60만원대였던 메디톡스 주가는 지난 13일부터 40만원 초반으로 주저앉았다. 그 와중에 휴젤의 주가는 비교적 꾸준히 상승해 메디톡스와의 간격을 바짝 줄이게 된 것이다.

    이처럼 휴젤의 주가가 올 상반기 지속적으로 상승한 데에는 최근 화장품 매출이 확대되고 주요 제품의 실적이 회복된 것이 가장 큰 힘이 됐다.

    휴젤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웰라쥬’의 1분기 매출은 92억원으로 전년 동기 17억원 대비 무려 441% 증가했다. 휴젤 전체 매출에서 웰라쥬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19% 정도다. 휴젤은 오는 3분기 웰라쥬에 대해 중국위생허가(CFDA) 획득해 연내 정식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2분기부터는 대만향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젤은 지난해 대만 위생복리부로부터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체로는 처음으로 보툴렉스의 판매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자사주 매입 효과도 비로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휴젤은 지난 4월 공시를 통해 오는 7월8일까지 10만주의 자사주를 취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휴젤은 지난 14일 기준으로 344억 8626만원을 투입해 자사주 8만 4900주를 사들인 상태다.

    휴젤 관계자는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주가가 오른 것 같다"며 "휴젤의 주가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수출 회복, 보툴렉스의 중국 허가 등 호재로 인해 휴젤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수출이 회복되고 있어 휴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 정부의 단속 강화로 부진했던 보툴리눔 제제 수출이 1분기 들어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4715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도 전년 동기보다 47.9% 늘어난 1732만 달러로 집계됐다.

    또한, 휴젤은 지난 4월 중국에 보툴렉스의 품목허가신청서(BLA)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보툴렉스는 내년 1분기 내에는 품목허가를 취득하고, 중국 론칭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품목허가를 필두로 오는 2021년에는 유럽 시장에, 2022년에는 북미시장에 잇따라 진출할 계획이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 제품인 톡신과 필러의 수출이 회복되고, 전년도 실적 부진으로 인한 기저 효과로 올해 하반기 실적 개선 가시성이 높을 것”이라며 “화장품 웰라쥬의 판매 호조로 인한 외형 성장이 이어지는 등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