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만 하고 결론은 상당기간 늦출 듯'정점' 따라 최저임금-법인세율-금리 인상 비판 불가피추경 조기집행-금리인하 등 재정확대 명분 궁해
  • ▲ 사진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KDI와 조세연 등 주요 국책·민간 연구기관장 10명과 간담회를 하며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 사진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KDI와 조세연 등 주요 국책·민간 연구기관장 10명과 간담회를 하며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경기정점' 판단을 놓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2017년 2분기를 정점으로 선언하자니 그 이후 정책실패를 인정해야 하고 시기를 조절하자니 재정지원과 금리인하 명분이 궁하다.

    통계청은 17일 오후 국가통계위원회 경제분과위원회를 열고 우리 경제가 정점인지 저점인지에 대한 판단에 들어갔다. 

    이날 국가통계위 경제분과위원들은 대전 통계청에서 회의를 열고 안건인 경기 정점 시기에 대해 집중 논의 중이다. 

    하지만경기 정점은 판단은 그리 간단치 않다.  확장 재정 국면이 끝나는 지점이면서 동시에 수축 국면으로 전환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서 정점을 설정하면 기획재정부에 관련 사항을 넘기고 이달 안에 공식 판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반면 이날 회의에선 정점 판단에 대해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점 판단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많아 이날 판단이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우리 경제는 2013년 3월을 저점으로 ‘제11순환기’에 속해 있다. 경기는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는데, 저점에서 다음 저점까지 또는 정점에서 다음 정점까지를 ‘순환주기’로 한다.

    통계청은 경기 기준순환일을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국내총생산(GDP) 지표, 주요 경기지표, 전문가들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한 뒤 국가통계위의 심의를 거쳐 공표한다.

    제11순환기 경기 정점은 2017년 2∼3분기에 정점을 찍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기준으로 보면 2017년 3∼5월(101.0)과 2017년 9월(101.0)에 정점을 찍고, 전년동기 대비 GDP 기준으로는 2017년 3분기(3.8%)가 정점이었다.

  • 만약 이 시기를 경기 정점으로 판단한다면 그 직후에 현 정부가 추진한 최저임금 인상, 법인세율 인상이나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은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경기 수축기에 경기를 더욱 악화시킨 정책을 펼친 셈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어정쩡한 결론을 내기도 어렵다. 전문가들은 이번 국가통계위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 조기 집행과 금리인하 시기를 두고 설전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 경제의 하방위험이 커지고 있는 만큼 재정을 풀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데 명분을 만들기 위한 목적인데 자칫 논리가 궁해질 수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추경 조기집행과 금리인하를 통한 재정정책이 확대되지 않을 경우 경기 하방위험은 더욱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고심이 깊은 국가통계위가 어떤 결론을 내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