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공백, 5G폰 중심 회복 시동북미 1등 TV사업자 TCL '주춤'… '반사이익 기대감'미국, 중국 사이 눈치 보기 등 '샌드위치' 신세는 여전
  • ▲ LG전자 첫 5G폰 'V50 씽큐' 소개 모습 ⓒLG전자
    ▲ LG전자 첫 5G폰 'V50 씽큐' 소개 모습 ⓒLG전자
    LG전자에 중국발 훈풍이 불고 있다.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스마트폰 사업이 북미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됐고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던 중국 가전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면서 수혜가 예상된다.

    1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TV와 가전, 스마트폰 사업에서 직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LG전자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도 스마트폰이나 가전사업에서 수혜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에서는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거나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샌드위치 신세에 놓인 현실이다.

    우선 그동안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스마트폰(MC)사업에서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이 화웨이의 통신장비와 스마트폰에서 촉발된만큼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수요에도 변화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최근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을 비롯해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에서도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다. 화웨이의 경우에도 중저가 브랜드 '아너(Honor)'를 출시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글로벌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고 있었지만 미국의 장벽에 가로막혔다.

    성장 정체에 빠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LG도 중저가폰 라인업을 확충하고 신흥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던 중이라 미국의 이 같은 화웨이 제재로 중저가폰 시장 전략에 더욱 탄력이 붙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화웨이가 중저가폰으로 집중 공략하고 있던 중남미 시장에서 LG전자의 스마트폰 선호도가 높은 편으로 나타나 화웨이 공백을 대체할 대표적인 업체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내놓은 첫 5G폰 'V50 씽큐(ThinQ)'도 LG전자 스마트폰 부흥에 중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가 글로벌 5G 시장 개막과 함께 일찌감치 5G폰을 출시했고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미중 무역분쟁에 앞서서도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된 바 있다. 여기에 삼성, LG와 함께 5G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기대됐던 화웨이가 5G폰 출시를 사실상 무기한 연기하게 되면서 앞서 폰을 내놓은 삼성과 LG에 유리한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더 높은 TV와 가전의 경우 스마트폰 보다 더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구나 최근 몇 년 사이 TCL, 하이얼, 하이센스 등 중국 가전업체들이 몇몇 시장에서는 1위 자리에 가뿐히 오르는 등 글로벌 가전시장을 빠르게 잠식해가고 있던터라 화웨이 같이 직접적으로 미국의 제재를 받는 것은 아니라도 중국 가전업체들의 공격적 판매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북미 TV시장에서 무서운 기세로 점유율을 높여 지난 1분기 기준 26%로 단숨에 1위 자리를 꿰찬 TCL이 이번 미중 무역분쟁에서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미국은 1위 TCL을 겨냥한 중국산 TV 관세 인상으로 중국과 무역분쟁을 이어가고 덕분에 점유율 22%인 삼성전자와 12%인 LG전자가 특히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리미엄TV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LG전자의 포트폴리오 상 북미시장에서 중국산 TV 공백을 채울 수 있다는 점은 실적 기여도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비슷한 논리로 LG전자의 효자사업인 가전(H&A)에서도 수혜가 예상된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 발표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 이후 대미 수출에서 대표적으로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가전'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